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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16세 피아노 신예 임동혁 EMI서 데뷔앨범 냈다

입력 | 2001-06-12 18:43:00


◇모스크바음악원 재학 임동혁

"소년답지 않은 감성연주"

16세의 앳된 소년 피아니스트가 세계적 음반사인 EMI클래식스에서 데뷔 앨범을 녹음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음악원에 재학 중인 피아니스트 임동혁. 1996년 국제쇼팽청소년콩쿠르에서 형 임동민(21)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 국내 음악계에서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새 음반은 편집을 거쳐 9월경 발매될 예정.

사실 10대 연주가가 국제적 음반레이블을 통해 프로 데뷔에 성공하는 일은 세계적으로 드물다. 또 최근 음반사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새 연주가 발굴을 기피하고 있는 시점. 그래서 그의 음반계 등장은 더욱 이채롭다.

“지금까지 즐겨 연주해온 작품들로 레퍼토리를 짰어요. 그런 만큼 결과가 크게 걱정되지는 않습니다.”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임군은 대담하다 싶을 정도로 음반의 완성도를 자신했다. 데뷔 음반에 실린 곡은 슈베르트의 즉흥곡집 작품90, 쇼팽 스케르초 2번, 연습곡 작품 10-1, 라벨 ‘라 발스’ 등.

그가 파격적으로 대음반사에서 전세계에 발매되는 데뷔음반을 내놓게 된 데는 여성 피아니스트의 신화적 존재로 불리는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역할이 컸다.

“몇년 전인가, 잘 기억나지도 않는 여름 음악캠프에서 레슨을 받았었죠. 그전에도 제 연주스타일이 아르헤리치를 닮았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물론 좋아하는 연주가이기도 했구요. 아르헤리치 선생님도 제 연주가 마음에 드셨던 모양입니다. 프랑스의 라로크 음악축제, 스위스 베르비에 음악축제 등에 초청연주를 주선해 주시더니 이번 음반녹음도 적극적으로 연결해 주셨어요.”

5년전 쇼팽청소년콩쿠르 수상 당시의 연주를 음반을 통해 들어본 몇몇 사람들은 그의 연주가 ‘지극히 낭만적이고 감성적이며, 소년답지 않은 자유로움으로 가득차 있다’고 평한다. EMI측이 전속조건 등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음반의 결과에 따라 협주곡 등 다른 레퍼토리를 계속 음반화할 뜻을 밝혔다고 임군은 말했다.

임군은 대기업 모스크바 지점장으로 일하는 아버지와 함께 전가족이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다. 형 동민씨도 최근 이탈리아 비오티 콩쿠르에서 1등 없는 3등을 수상하는 등 전도유망한 피아니스트로 꼽힌다.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