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호텔 난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주민들이 학교 부근에 모텔 건축을 허가하도록 심의한 관련회의 기록과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내 이겼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한위수·韓渭洙 부장판사)는 12일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 아파트 주민 1519명이 “러브호텔 건립에 동의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위원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하라”며 고양시교육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회의에서 의견을 밝힌 심의위원들의 명단이 공개된다고 해서 행정관청 내부의 자유롭고 원만한 의견교환이 방해받는다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심의위원들의 사생활이 다소 침해된다 하더라도 명단 공개로 얻는 이익이 공개하지 않을 경우의 이익보다 훨씬 크다고 인정된다”며 “교육청이 명단을 공개하지 않다가 나중에 일부 공개하면서 회의록상의 참석자 명단을 익명으로 처리한 것은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숙박업소 건축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는 학교 근처 상대정화구역(200m 이내)의 모텔에 대해 고양시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를 거쳐 건축을 허가하자 “건축허가 동의 과정을 알고 싶다”며 교육청에 회의기록 등을 공개하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뒤 지난해 8월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을 대리한 손광운(孫光雲) 변호사는 판결 직후 “이번 판결을 근거로 고양시와 교육청, 심의위원 등을 상대로 러브호텔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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