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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불법파업 손놨나…구속영장 받고도 미적미적

입력 | 2001-06-13 18:21:00


민주노총의 연대파업 이틀째인 13일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와 서울대병원 등 6개 병원노조가 파업을 벌였다. 병원노조는 당초 예정과 달리 12개 병원 가운데 6개 병원만 파업에 참여했다.

노사 양측이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번 파업은 시민의 불편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치명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조직논리에 의해 노조 본연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정치구호를 내걸고 강경투쟁 일변도로 몰고 가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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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또 “불법파업의 경우 정부는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놓고도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등 무책임과 무능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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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항공대란〓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13일 협상을 거듭했으나 진통을 겪고 있어 이틀째 항공기의 파행 운항이 계속됐다. 14일부터는 이틀째 비상 근무를 한 조종사 승무원 등이 휴식해야 하기 때문에 더 큰 항공대란이 우려된다.

노사 양측은 파업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있고 정부가 개입할 의사를 비치고 있는 가운데 13일 밤늦게까지 협상을 계속했다.

대한항공 노사는 사측의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문제를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해 핵심 쟁점인 운항규정 심의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문제 등을 논의하지도 못했다.

대한항공은 13일 오후 6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조종사를 문책하고 일체의 손해비용을 청구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수당 인상폭에 대한 입장 차이만을 거듭 확인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임시총회를 열어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농성장에 경찰력이 투입될 경우 연대파업을 벌일지에 대해 논의했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94편 중 47편, 국내선 244편 중 225편이 결항했으나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 205편 중 129편이 결항했다.

▽병원노조 파업 참가〓서울대 이화여대 충북대 전북대 동국대 전남대병원 노조조합원 2000여명은 13일 구조조정 철회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충북대병원을 제외한 5개 병원 파업은 불법이다.

당초 파업 돌입 예정이었던 경희대 경북대 동아대병원 및 가톨릭성모병원 3곳(의정부 강남 여의도)은 13일 노사협상이 타결돼 파업을 철회했다. 서울대 이화여대 전북대병원도 타결 가능성이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14일에는 한양대 경상대 고신대병원이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 현황〓13일 노동부는 총 31개 사업장 1만6287명(민주노총은 69개 사업장 4만2067명으로 집계)이 파업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효성 등 연대파업 이전에 이미 파업을 진행중인 사업장을 합치면 총 51개 사업장에서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12일 68개 사업장 1만5142명에 비해 사업장은 줄고 참가인원은 늘어났다. 금속노조 산하의 중소 제조업체 대다수가 ‘12일 하루 파업’을 벌이고 이날 사업장에 복귀했다.

▽경제적 손실〓민주노총의 이번 연대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액은 13일 오후 현재 1530억원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전국 63개 사업장(제조업 49개, 서비스 13개)에서 발생한 파업으로 이 같은 생산차질액이 생겼으며 이 중 항공사와 병원 파업으로 인한 차질액은 각각 292억원과 31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수출차질액은 3651만달러(약 474억원)로 추정됐다.

그러나 항공사와 병원 파업에 따른 간접적인 경제적 손실까지 감안할 경우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손놓은 정부〓검찰은 불법 파업을 벌인 주동자를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으나 경찰력 투입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노사의 자율 협상에 의한 타결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kjs35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