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3일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 기념 공청회를 따로 가졌다.
민주당의원들이 주축인 국회 평화통일포럼이 개최한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의 평가와 전망’ 포럼에서는 지난 1년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주조를 이뤘고, 한나라당 정책위가 주최한 ‘6·15 남북공동선언 1년 평가’ 공청회에서는 정부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언들이 많았다.
한국외국어대 이장희(李長熙·법학)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공동선언의 가장 큰 의미는 남북한 통일방안의 합치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사실상의 국가적 실체를 상호 인정하는 합의를 이뤄냈다는 데 있다”며 “이는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기반을 조성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공동선언 실천이 현재 부진하지만 조만간 북-미관계가 회복되면 그 실천은 시간문제로 보인다”며 “국민 모두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조기답방 추진과 민족화해 주체역량의 신장에 국민적 지혜를 모아주는 일이 매우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임순희(林順姬) 연구위원은 “1년간 남북관계가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루었으며 머지않아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라는 오명을 벗게 될 가능성을 한층 더 높였다”고 평가했다.
중앙대 이상만(李相萬·경제학) 교수는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남북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키로 합의한 점”이라며 “남북경제를 ‘통일경제적’ 시각에서 보는 쪽으로 인식이 전환돼 향후 남북경협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주(韓昇洲) 전 외무장관은 주제 발표에서 “정상회담 후 남북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북한이 ‘적’에서 ‘동지’로 탈바꿈한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또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빠진 것도 미국의 대북 강경책보다는 남한으로부터 더 이상 얻을 게 마땅치 않다고 보는 북한측의 시각 때문이라며 향후 남북 관계 역시 크게 좋아지지도, 크게 나빠지지도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토론에서 송영대(宋榮大) 전 통일부차관은 한국은 6·15 공동선언에 평화 관련 조항 하나 제대로 넣지 못했지만 북한은 돈은 돈대로 받고 유럽연합(EU) 등과 수교도 하면서 재래식 무기를 25%나 증강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영희(金永熙) 중앙일보 대기자는 여야 모두에 “대북 정책을 선거 등에 이용하지 말라”며 “한나라당은 건설적인 대안도 없이 시비를 걸고 여론과 일부 언론의 논조에 따라 춤을 춘다는 인상을 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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