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스페인 총리와 회견'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는 미사일방어(MD) 체제를 비롯해 유럽의 독자적인 신속대응군 창설, 회원국 확대 등을 다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이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조지 로버트슨 NATO 사무총장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동맹국 지도자들로부터 MD 체제에 대한 새로운 수용 자세를 발견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NATO 회원국 정상들이 어느 정도 수용 자세를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회담 도중 미국이 우려하는 가상 적국의 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미국이 1972년 구소련과 맺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은 여전히 ‘세계 안보의 기둥’이라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를 폐기하고 MD 체제를 추진하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취임 후 첫 유럽 방문길에 오른 부시 대통령은 NATO 정상회담 참석에 앞서 12일 첫 방문지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ABM 협정은 과거의 유물”이라며 MD 체제의 추진을 위해 이 협정을 폐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미국의 적이 아니라는 뜻을 16일 슬로베니아에서 열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전달할 계획이며 푸틴 대통령도 미국의 MD 체제 추진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과 NATO 회원국 정상들은 유럽 신속대응군 창설과 유고슬라비아의 회원 가입을 내용으로 하는 NATO의 동진(東進)정책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14일에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열리는 스웨덴 예테보리를 방문해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와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 등 EU 정상들과 회담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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