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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美 테닛중재안 전격수용…아라파트 중동유혈종식 합의

입력 | 2001-06-13 18:34:00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사진)은 13일 새벽 조지 테닛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내놓은 중동 유혈사태 종식을 위한 중재안에 전격 합의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지난해 9월부터 계속돼 온 폭력 종식을 위해 11일간에 걸친 중재를 벌인 테닛 국장이 별다른 성과 없이 귀국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직후 협상을 재개해 중재안을수용했다.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이 그동안 거부해 온 하마스 요원 등 급진주의자 구속과 완충지대 설치 등의 조항에 대해서도 양보를 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 보좌관인 나빌 아부 루데이나는 “아라파트 수반과 테닛 국장이 미첼 보고서 권고에 기초한 미국의 중재안에 대해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으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측이 테닛 국장의 체면을 세워주고 사태가 더욱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재안을 수용했으며 중재안 개별 조항에 대한 협상은 추가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테닛 국장은 지난주에 3자 회담을 주재하면서 팔레스타인에 △이슬람 지하드와 하마스 등 과격단체 요원 구속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사이에 완충지대 설치 △자치지구내 박격포 압수 △유대인 정착촌 공격 중지 등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대한 공격 중단 △9월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봉기) 이전 위치로 군 철수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위해(危害) 조치 중단 등을 제시했다.

이스라엘은 12일 테닛 국장이 내놓은 중재안에 합의했지만 팔레스타인은 일부 조항을 문제삼아 수용을 유보해 놓은 상황이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은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휴전이 필요하다는 테닛 국장의 중재안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 군 라디오 방송은 “팔레스타인측이 테닛 국장의 중재안을 거부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도 “팔레스타인이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요원 20여명을 체포해야 한다는 조항을 문제삼아 중재안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팔레스타인측은 “우리는 중재안의 일부 조항을 제외하고 조건부로 승인했다”면서 “테닛 국장과의 접촉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수행하고 있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을 만나 유혈사태 종식과 평화정착 문제를 논의했다.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