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기관 종사자들은 지난 3년간 3명중 1명꼴로 직장을 잃는 등 금융산업이 엄청난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이 13일 개원 10주년 기념심포지엄에서 발표한 ‘한국 금융산업의 과거·현재·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은행 종금 리스 증권 보험 금고 신협)은 97년 말 2071개에서 올 3월 말 현재 1571개로 500개(24.14%)가 준 것으로 조사됐다.
신설된 44개를 포함하면 퇴출된 금융기관은 544개에 이른다. 업종별로는 은행과 리스, 보험은 3분의 1 가량 줄었고 종금사는 90%, 신협은 5분의 1 가량이 퇴출됐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금융기관 종사자 수 역시 97년 27만7729명에서 2000년 18만6970명으로 9만759명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신협만 10%대(3809명)에서 인력을 줄였을 뿐 다른 업종에서는 적어도 30% 이상 감축했다. 리스의 경우 49%의 인력감축을 했다. 평균 감축률은 32.68%.
금융기관의 평균 자산은 97년 21조4443억원에서 2000년 39조4918억원으로 84.16%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등 경비는 97년 18조2059억원에서 지난해 말 17조1244억원으로 1조815억원(5.94%) 감소했다.
금융연구원 손상호(孫祥皓) 연구위원은 “시장가격이 상당부분 통제되고 대기업의 신용위험이 정부의 암묵적 보증 아래 있었던 과거에는 금융기관들이 낡은 관행을 고집했지만 지난 3년간 구조조정으로 실물 및 금융부문, 국내 각종 제도의 구조적 취약성이 상당폭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외국계 금융기관의 국내 진출이 두드러졌다. 은행 여수신 점유율이50%가 넘는 제일 한미 국민 외환 하나 등 주요 은행들의 1대 주주가 외국계로 바뀌었으며외국인이 1대 주주인 증권사의 시장점유율 역시 97년 3.9%에서 지난해 10.7%로 크게 늘었다. ‘외국인 무풍지대’로 꼽혔던 생명보험시장도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시장 점유율이 97년 1.3%에서 2000년 말 9.3%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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