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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씨, 도쿄필 특별고문 맡고 일본서 첫 지휘

입력 | 2001-06-13 18:50:00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로마 산타 체칠리아교향악단,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니 상임지휘자에 이어 일본 도쿄(東京)필하모니 교향악단의 특별 예술고문을 맡은 그가 15, 16일 도쿄에서 처음으로 도쿄필을 지휘한다.

◆ 화려한 부활위해 구슬땀

도쿄필은 최근 신세이니혼(新星日本)교향악단과 도쿄필하모니 두 악단이 합병해 새로 태어난 악단. 이번 연주곡인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이 상징하듯 정명훈의 조련 아래 교향악단으로서 ‘화려한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새 악단과 리허설에 여념이 없는 정명훈을 12일 도쿄 오페라시티 연습실에서 만났다.

-도쿄필의 특별 예술고문을 맡게 된 계기와 역할은.

“도쿄필은 올해 당장 새 합병악단의 예술감독을 맡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로마와 파리의 일정이 빡빡해 시간을 낼 수 없었다. 일단은 지휘 만 책임지고 예술적인 면에서는 조언자 역할 정도에 그칠 것이다”

-도쿄필의 수준을 평가한다면.

◆ "도쿄필 테크닉은 세계수준"

“테크닉면만 보면 유럽 수준만큼 높다. 그러나 자신의 음악에 확신을 갖고 마음을 열어 자유롭게 연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도쿄필 경영진에서 내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으며 단원들도 준비가 철저해 지휘자로서 일하기 편하다.

-일본에 열성적인 ‘정명훈 팬’이 많은데….

“올 때마다 팬들로부터 뜨거운 성원을 받았다. 일본은 규율이나 조직문화는 훌륭한데 우리나라의 김치처럼 맵거나 뜨거운 개성이 없는 것 같다. 누구나 자기에게 없는 것을 찾으면 좋아하는 것 아닌가.”

-세계적인 음반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음반을 적극적으로 펴내고 있다. 향후 음반녹음이나 공연계획은….

“도이치그라머폰(DG)과 12년째 일을 같이 하고 있는데 호흡이 잘 맞는다. 곧 프랑스 라디오필와 함께 프랑스 작곡가 메시앙의 작품을 녹음한다. 도쿄필과의 연주는 올해 5번, 내년에 8번 정도 잡혀있다. 내년에는 프랑스 라디오필을 이끌고 도쿄와 서울에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그 때는 누나인 정경화씨와 협연한다.”

-최근 유명 오케스트라단이 영입 제안을 해오고 있다는데….

“아이들 교육 때문에 파리를 떠나기 힘들다. 2년후 셋째가 대학에 들어가면 지금보다는 자유롭게 여러 교향악단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