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코스 PC방과 네이버 존 PC방.
최근 포털업계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라이코스와 네이버가 오프라인 PC방 사업에서도 맞붙는다.
15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광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페이지뷰 경쟁을 벌이고 있는 라이코스와 네이버가 PC방 사업에서도 경쟁하게 됐다.
라이코스는 지난 14일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인 지앤아이엔터프라이즈와 손잡고 PC방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범 운영중인 프랜차이즈 1호점은 '라이코스 PC방' 간판을 쓰고 있지 않지만 내부에는 '라이코스' 로고가 잔뜩 붙여져 있다. 인터넷 브라우저의 시작 사이트는 당연히 라이코스 홈페이지.
라이코스는 가맹점에 자사의 유료 컨텐츠를 싸게 공급하는 것은 물론 PC방의 가장 큰 재산인 컴퓨터도 공급할 예정이다. 당연히 가맹점에 공급하는 컴퓨터에 라이코스 로고는 들어간다.
라이코스 코리아는 프랜차이즈에 가입한 PC방 간판에 자사의 로고를 사용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 본사와 협의 중이다.
현재 계획 중인 '프리미어 PC방' 간판 보다 '라이코스 PC방'이 고객에게 더 좋은 인상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쌓은 브랜드 파워를 오프라인에서 사용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라이코스는 다음 달 초 서울 신촌, 경기 부천 등에 150석 규모의 대형 매장 20여개를 개설하는 등 매장을 늘려갈 계획이다.
라이코스 관계자는 "세련된 인테리어, 편안한 분위기, DVD 전용 공간 등 기존 PC방과는 차별되는 '고급' 이미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출자회사인 미디어웹을 통해 PC방 사업에 진출했다. 미디어웹은 PC방 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온라인 광고 사업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에는 에버랜드 네이버 플라자 운영, 한양대 네이버 PC방 직영 사업 등을 통해 PC방 사업에도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미디어웹 김준호 차장은 "에버랜드 네이버 플라자는 게임 중계가 가능한 대형 프로젝터 시설을 갖춘 테마 PC방" 이라며 "세계 게임 올림픽의 본선 장소로 확정되는 등 세계적인 게임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양대학교 부근에서는 네이버 로고인 '날개 달린 모자' 간판을 단 '네이버 존' PC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미디어웹은 간판 교체를 해야하는 PC방을 대상으로 무료로 '네이버 존' 간판을 달아주고 있다. 현재 50여개 PC방이 네이버의 날개 달린 모자 간판을 달고 있다.
네이버측에서는 네이버 존 PC방이 본격적인 PC방 프랜차이즈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미디어웹은 PC방 관리사업, PC방 네트워크를 이용한 광고사업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어 프랜차이즈 사업자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이버 존 PC방은 네이버라는 '브랜드'를 간판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네이버의 로고도 사용하고 있다. 또 PC방에 설치된 컴퓨터 웹 브라우저의 초기접속 화면도 네이버 사이트다.
미디어웹의 지분 53%를 가지고 있는 네이버가 자회사격인 미디어웹을 통해 간접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앞으로 자신이 잘 가는 포털 사이트 이름을 간판에 표시한 PC방에만 가는 네티즌이 생길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박종우he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