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이 일본으로 건너갔을 때 '국내 프로야구 끝났다. 이종범까지 나가고 나면 전국구 스타가 없다." 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승엽이 FA 자격 취득해서 해외로 진출한다고 하면 아마도 또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 뻔하다. 안정환이 유럽 리그로 진출한다고 했을 때는 또 어땠나? '국내 리그의 스타 부재'... 고로 '관중 동원 실패'? '동정표'로 간주하기엔 무리가 없을 지 몰라도 '면죄부' 감으론 '야가다'...
국내 프로 리그의 정규 시즌이 끝나고 전년대비 관중 수치가 나올 즈음에 꼭 튀어 나오는 언론의 무슨 '대단한' 원인 분석 중에 하나가 바로 '스타 부재'라는 말인데, 이 얘긴 이제 하도 들어서 면역이 되어 버렸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스타 부재? 그럼, 스타 좀 만들어 봐!!??'
스포츠 마케팅의 가장 근본적인 도구 중에 하나가 '스타 만들기'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 '스타 만들기'란 놈이 참 알다가도 모를 놈이라서 광고주, 방송국, 또는 일부 골수 팬에 의해서 '깜짝쇼' 분위기로 연출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역시 '탄탄한 기본기'가 없으면 생명력 있는 스타가 만들어 지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스타 만들기의 '기본기'란 그럼 무엇인고? 선수의 실력은 '기본기'가 아니라 '생명'이기 때문에 일단 '스타 만들기'의 기본기에선 논외로 한다. 개성 또는 봐 줄만한 외모... 도움은 된다. 스포츠 스타는 연예인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가요 톱 10 상위 랭킹 한번으로 CF 쏟아지는' 그런 전략으론 장수하기 어렵다고 본다. 실력은 없지만 하는 짓이 완전 또라이라서 팬들의 사랑을 오래 받는 스포츠 스타는 있을 수 없다. 고음 처리가 요들송으로 돌변하는 일부 자격 미달 '가수'가 잘 팔리기도 하는 그쪽 세계의 상품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필자가 볼 때 '제2의 이종범, 제2의 안정환'을 만들 수 있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바로 드래프트의 활성화이다.
드래프트... 잘만 포장하면 이 얼마나 신나고 가슴 떨리고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드라마의 현장'이란 말인가? 스포츠 신문 4개사가 커버하는 각종 국내 프로 리그의 지면수를 고려할 때, 드래프트에 대한 그들의 관심도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스타가 없어? 스타는 꼭 하늘에서 떨어져야 제 맛인가... 드래프트를 전후로 '흙속의 진주' 또는 '미래의 이승엽' 등, 언론에서 마음만 먹으면 (속된 말로)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을 터인데, 까짓 '예비 스타' 하나 못 만든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후추 애독자 중에는 이미 해외 스포츠 소식을 국내 신문사 기자보다 더 빨리 접하고 있는 분들이 꽤 되는 것으로 안다. 외국의 경우, '드래프트'란 모든 스포츠 마케팅의 '시발점'이 된다. '스타가 있어야 스포츠도 살고, 해당 스포츠 산업도 같이 산다'는 논리에 따라 소위 스포츠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집단들은 이 드래프트에 사활을 걸고 달겨든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스포츠 언론은 드래프트 현장의 중추가 되고, 리그 사무국, 구단주, 단장, 아마츄어 감독, 학부형, 에이전트, 광고주, 평론가, 방송사... 드래프트는 좋게 말하면 '대단위 스포츠 축제'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아주 '아수라 장'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축제건 아수라 장이건' 드래프트를 중심으로 하여간 PR 효과... 즉, 대중의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언론의 대대적인 드래프트 취재를 통해 특정 선수들은 바~로 '주목받게 된다'는 얘기다. 바로 '스타 만들기'에 가장 핵심적인 '기본기' 아니 '기본 바탕'이 깔린다는 얘기가 된다. 팬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선수에겐 당연히 광고주의 지갑이 열리게 되고 광고주의 지갑이 열린다는 소리는 결국 단숨에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거액의 광고 계약금 또는 용품 계약금을 주고 '뽕을 빼려고' 나서지 않는 광고주가 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올스타 전이 프로 리그의 '중간 고사' 이상 가는 사업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면 드래프트는 '신입생 환영회' 정도의 값어치는 있어야 한다. 막말로, 우리 학교 다닐 때도 마찬가지 아니었나? '신입생 환영회'... 아, 그 얼마나 살 떨리는 경쟁과 생존의 현장이었나? 비록 화장기 없고 촌티 솔~솔 나는 1학년 후배 여학생들의 '성장 가능성'이란 이유 하나만 보고 바로 작업 들어가서 '꿈나무 쟁취' 하고야 마는 '선수' 복학생들의 '드래프트 전략'에 어디 하루 이틀 당했단 말인가? '신입생 환영회'는 장차 4년간의 '선수 생활'을 보장하는 신입생들의 등용문이요, '스타 부재'에 허덕이는 선배 남학생들의 '오아시스'가 아니란 말인가...? 비유가 다소 상스럽긴(?) 했지만, 필자의 요점은 바로 드래프트와 신입생 환영회... 결코 소홀히 대할 수 없다는 점이요, '스타 부재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드래프트가 활성화 된다면 에이전트들은 콧노래를 부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국내 리그는 그 문제를 우려해서 드래프트 자체를 '과소 포장' 할 만큼 성숙하지 못 했다는 점이다. 선수협이고 뭐고 어차피 프로 스포츠는 Inflation을 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선수 몸값이 폭등하게 된다면 결국은 입장권 가격이 오르게 될 것이고, 이왕 입장권 가격을 올릴 것이라면.... 재미있는 스포츠, 스타가 존재하는 스포츠 현장에 투자하게 만들어 달라는 얘기다. 이종범이 돌아온다고 '스타 부재'의 장기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앞으로도 '나갈 선수는 나갈 것'이고, 남은 사람들은 남은 인원을 상대로 뼈를 깎는 고민과 진보를 통해 먹고 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바로 드래프트의 활성화라고 믿는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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