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안입니다. 아마도 이번 포함해서 두 번 정도 더 아마농구에 대한 글을 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농구선수가 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가장 안정적인 방법은 김승현이나 이상민처럼 어려서부터 농구를 해서 성인 농구선수가 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단지 키가 크다는 이유 때문에 농구를 하게 되는 경우인데, 이 경우에 포함되는 선수들이 대부분의 장신선수들이죠. 정훈이나 백천웅 김영재 등이 그런 경우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길거리 출신 선수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수가 1-2%에 불과한 극소수죠. 사실 길거리 출신 선수들은 기존의 지도자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왜냐하면 “되지도 않는 것들이 겉멋만 들었다...”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편협한 생각이라는 것에 60%,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40%를 인정합니다.
기본적으로 편협한 생각이라고 하는 것은 해보지도 않고 못한다고 발뺌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아서이고, 이해 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고질적인 버릇이 이미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르치기 힘들다는 것에 대한 인식입니다.
하여간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이한권은 몇 명 되지 않는 길거리 출신입니다. 그리고 길거리 농구가 생긴 이래 길거리가 배출한 가장 장래성 있는 선수이고 가장 높이 날고 있는 선수라는 점입니다. 이한권은 현재 길거리에서 농구하면서 진짜 농구선수가 되길 갈망하는 중고딩들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선수로 생각됩니다.
13번 이한권 (사진이 영~ 아닙니다)
이한권의 농구 입문
잠실고등학교 1학년 2반이었던 이한권은 고등학교 1학년(1994) 사회체육센터에서(saka) 주최한 농구대회에 출전하게 되고, 농구관계자의 눈에 들어 농구를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단대부고에 갔다가 당시 코치가 거부했다고 합니다. 당시 코치가 누구였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이한권을 보면, 아니 낙생고 때의 이한권을 보면서 안타까워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 단대부고가 배출한 선수 중에 최고라고 하는 선수는 고대의 한정훈 정도이고 지금 고딩인 허효진이 좋은 선수로 평가되죠.
“하여간 그때는 그랬어요, 농구 하지 말자, 집에서도 공부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다시 농구관계자에게 연락이 와서 다시 테스트를 받았어요. 그때도 단대부고 때와 별로 다를 게 없었죠 그때 간 곳이 배재 고등학교인데, ‘이런 선수 필요 없다(당시 키 193)’는 말을 흘깃 들었는데 ‘내가 왜?’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다시 다짐했죠. 마음을 고쳐먹고 농구는 취미생활로 하기로 했어요. 다시 길거리로 갔었는데 그때가 6월6일 현충일 리복 3대3 대회 였는데 게임을 막 시작하려고 하니까 농구관계자와 아버지가 올림픽공원 건너편 지팡이 상가로 찾아오셨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말하시길 ‘오늘 가지 않으면 영원히 진짜 농구는 할 수 없어 네가 결정해라!!’고 하시는데 그 마지막이라는 말에 같이 참가했던 친구들을 뒤로 하고 낙생고등학교로 다시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더군요 그때까지 농구에 대한 미련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에요!! 지금 생각해 보면 농구를 할 팔자였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웃기죠!”
결국 낙생고의 코치인 송용섭코치가 받아주었고(낙생고 창단 원년) 이한권은 낙생에서 그렇게 하고 싶어하던 진짜 농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이고 또 다른 어려움이 찾아왔는데, TO가 나오질 않아서(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잠실고에서 수업을 듣고 운동은 판교에 있는 낙생고에서 하는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었죠.
결국 2학기가 시작되었고 그때까지 자리가 나오질 않아서 잠실고를 자퇴하고 다시 연합고사를 통해 낙생에 입학한 이한권은 그렇게 진짜 농구를 시작하였고 길거리에서 알려진 아이에서 스카우터들이 눈 여겨 보는 선수로 성장하게 됩니다.
지금도 농구가 좋다?
지금 다시 농구를 하라고 하면 다시 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한참을 생각을 골똘히 하더니 ‘그래도 했을 것 같은데요!’ 하는 말을 하면서 처음 농구를 시작 할 때의 농구에 대한 생각과 지금 농구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처음에는 농구가 좋아서 농구선수를 할 수 있다면 후보라도 좋다는 생각으로 농구를 시작했다는 것인데, 지금은 그런 생각보다는 직업으로 농구를 해야 한다는 것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어 보이는 거죠.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대부분의 농구선수는 농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데 그 열정을 가진 선수들은 대부분 그 열정만큼의 염증도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농구와 내부의 농구는 그만큼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인데 어떤 프로선수는 사석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군요 “에이 씨X, 내가 죽었다 다시 태어나도 농구는 절대 안 해!!!” 어쩌면 이런 모습들이 농구를 하는 선수들이 느끼는 가장 원색적이고 인간적인 농구에 대한 좌절이고 염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한권의 현재는 농구가 좋다 싫다 라는 표현보다는 농구를 해야겠다는 의지만 확실히 가지고 있을 뿐 농구에 대한 평가를 사랑, 좋음, 나쁨, 싫음 같은 간단한 단어로 대답하기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참 전에 진경석에 대한 애마 이야기에서 진경석이 말한 공부를 할 수 있다면 공부를 하는게 더 쉬울 수 있다는 말은 그냥 그렇게 흘려 들을 이야기가 아닌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왜 과소 평가 받는가
이한권은 팀에서도 ‘넘버2’ 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그래서 지난 MBC배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이고도 주목받지 못했죠. 결국 후추에서 자주 언급되는 ‘실력이 있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선수들’ 중 하나라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왜 과소 평가를 받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연대 고대 중대를 제외한 나머지 7개 대학의 선수들 모두가 느끼고 있는 ‘이름 값’이라는 측면을 이야기해야 할 듯 하군요. 이번 동아시아선발을 보더라도 김승현은 뽑히지 못했고 오용준, 한정훈, 김동욱, 방성윤, 박광재, 김동우 이름이 올라오는 동안에도 진경석이나 이한권의 이름은 예비선수 명단에도 올라오지 못했는데, 당시 대학무대에서 검증하지 못한 방성윤과 김동욱, 실제적인 기록에서도 보여줄 것이 없는 오용준과 한정훈은 예비명단에라도 올라왔었죠. 또 연세대 출신 이형주는 뽑혔지만 한양대 출신 성준모는 뽑히지 못했습니다. 결국 매스컴에 많이 올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지명도가 없는 것이고 앞에서 말한 식의 국가대표 선발 방식이 이름 값을 올리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인 것 같습니다.
또 이한권은 부상이 많은 편인데, 부상이 많은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서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결국 자기 자신을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이런 부분은 누구를 탓할 수도 없습니다.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던가 아니면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면서 잊어버리던가 둘 중에 하나를 해야죠.
그러나 두리안은 또 하나의 이유를 중대 컴플렉스에서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해까지 성균관은 다른 팀들과의 게임은 잘했으면서도 유독 중대를 만나면 크래쉬 당하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당시 중대의 김주성 송영진을 수비해야 할 선수는 이한권과 정훈이었고 김주성에 대한 부담이 컸던 나머지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올해 첫 대회였던 MBC배에서 김주성에 대한 부담이 적어진 모습과 김주성을 상대로 과감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계속 그럴 수 있다면 조금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미니 인터뷰
두 : 다리는 왜 다쳤는지?
이 : 공격할 때 한양대학교 강은식이 공격자 파울을 유도하려고 달려들었는데 그래서 충돌했어요. 그런데 뒤엉키면서 무릎관절에 손상이 왔습니다. 자주 다쳐봤지만 다른 때와는 다르게 가슴을 덜컥 하더라구요. 이거 큰일 났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두 : 신인 드래프트 예상 순위는?
이 : 1라운드 초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드래프트라는게 프로팀 사정이 있어서 운이 나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1라운드에는 갈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는데 가봐야 알죠.
두 : 자신의 약점은?
이 : 신문 보면 알지도 못하면서 ‘체력의 화신 이한권’ 이렇게 나오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난 체력이 약하다고 생각해요. 체력을 키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 공격하기 제일 까다로운 선수는?
이 : 힘좋고 터프한 스타일, 말하자면 포스트업 하려고 등으로 툭툭 치면 내가 밀려나는 그런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 선수들은 공격만이 아니라 수비 할 때도 힘들죠. 또 지저분한 수비도 있는데 심판 몰래 때리기도 하구요.
두 : 올해 우승은 몇 번이나 할 수 있을 것 같은가?
이 : 최소한 두 번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최고라는 연대도 우리 멤버만 있다면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은 옥범준하고 저는 완전히 부상이고 이정호도 몸이 좋은 상태는 아닌데 같이 뛸 수 있으면 우리가 올해 우승을 제일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관왕도 기대할 수 있었는데 약간 아쉽습니다.
추신 : 지금 1차 연맹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평소보다 많은 관중들이 찾아오더군요. 마지막 게임이 밤 8시에 끝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런데 TV 중계는 빅게임 위주로 하는게 아니고 아무 생각없이 하더군요. 올 대학리그 전체 방송권을 MBC에게 주었다는데 누가 계약한 건지는 모르지만 정말 답답합니다.
방성윤은 대단했습니다. 정말 대단했는데 최근 두 게임에서 슛팅 포인트를 잊어버린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성대전에서는 3점 한방을 넣지 못하는 슛터 답지 않은 모습도 보여주더군요.
농구 보면 볼수록 재미있습니다. 심판들이 깽판만 치지 않는다면...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