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각종 세금을 깎아주거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관리를 완화하는 등 ‘선심성 논란’이 있는 경제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정부측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건설경기 등을 살리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하지만 ‘나랏빚’이 급증하고 있는데 벌써부터 내년 선거 등을 의식한 ‘당근 정책’이 나오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15일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3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6건의 세금감면 정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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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세정책 논란]대체할 세원은 있나
재경부는 이달 임시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 투자자 1인당 3000만원까지 이자소득 및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을 물리지 않는 ‘고(高)수익채권 펀드’를 7월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수익성은 높으나 투자위험도 큰 고수익 채권에 30% 이상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또 △신축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범위 확대 △신축주택 입주자에 대한 취득세와 등록세의 감면혜택 확대 △부동산투자회사(REITs)에 대해 부동산 취득세와 등록세 감면 등의 법개정도 이뤄진다.
재경부는 9월 정기국회에서 기업들의 전자상거래 설비투자액의 3∼5%를 세액공제하겠다는 정책도 최근 발표했다. 이에 앞서 4월에는 연기금의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소액투자자의 장기 보유주식에 대한 배당소득세를 물리지 않는 감세정책도 나왔다.
장순영(張舜榮·경영학) 한양대 교수는 “잇따른 감세정책은 결국 재정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2003년 균형재정’을 추구한다면서 재정안정을 해칠 수 있는 근시안적 정책을 계속 내놓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기획예산처가 내년 예산편성지침에서 “감세정책을 추진할 때는 균형재정을 위해 반드시 대체 세원(稅源)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이 지침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건교부가 7일 발표한 그린벨트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개정안도 ‘선심성’ 성격이 두드러진 정책으로 꼽힌다. 그린벨트의 취락지구 지정기준이 현행 ㏊당 15∼25가구에서 10∼20가구로 완화되고 건축물 용도 변경 범위도 세차장, 병원 등 34종으로 확대됐다.
건교부가 최근 여당측과 협의해 사실상 확정한 ‘판교신도시 개발안’중 서울 양재에서 판교를 거쳐 분당을 연결하는 ‘신(新)분당선’ 전철 건설계획도 논란을 빚고 있다. 정부는 9800억원이 투입될 공사비 중 75%를 국고에서 지원할 방침이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각종 감세정책과 그린벨트 규제완화정책 등은 경기를 부추기는 계기가 될 수 있겠지만 최근 국가채무가 계속 늘어나고 올 1·4분기 세수(稅收)도 줄어든 상황에서 ‘선심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책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