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반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미국 의회 의원들도 첨단기술주에 투자했다가 돈을 왕창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공개된 지난해 미 의원들의 재산명세에 따르면 첨단주 투자로 가장 큰 낭패를 본 의원은 트렌트 로트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 최근 다수당 원내총무에서 밀려나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 로트 의원은 지난해 초 시스코시스템스 오라클 등 3, 4개의 대형 첨단기업에 5만달러씩 투자했다가 10만달러 이상 손실을 봤다.
국민 세금의 사용처를 결정하는 하원 예산위원회의 짐 너슬 위원장(공화)은 78개 첨단기업에 투자했으나 결국 1만6500달러의 손실을 입어 개인투자에 소질이 없음을 드러냈다.
트렌트 로트 로버트 버드 톰 대슐 클린턴 힐러리(왼쪽부터)
최근 상원 다수당 원내총무에 오른 톰 대슐 민주당 의원은 주식 투자에는 손대지 않아 로트 공화당 원내총무와 좋은 대조를 이뤘다. 대슐 의원의 재산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부인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5만∼10만달러 상당의 주택. 상원 지출위원회의 로버트 버드 위원장도 150만달러 상당의 전 재산을 은행에 맡겼다.
가장 부유한 의원은 골드만삭스 회장으로 있다가 지난해 뉴저지주에서 당선된 존 코진 상원의원(민주). 선거자금으로 자비 6000만달러를 뿌려 화제가 됐던 코진 의원은 아직도 5000만달러 상당의 골드만삭스 주식과 5000만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빚이 많은 의원 중에는 빌 클린턴 전대통령 부인인 힐러리 상원 의원도 들어있다. 여러 건의 법정소송에 시달리고 있는 클린턴 전대통령 부부의 재산은 1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반면 부채는 1000만달러가 넘었다.
영화배우 출신인 프레드 톰슨 상원의원(공화)은 출연료와 영화배우노조로부터 받는 연금이 연 50만달러나 된다. 또 상원외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지프 바이든 의원의 재산명세에서는 99년 5만달러였던 신용카드 연체대금이 사라져 드디어 빚 청산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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