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나 주먹으로 직접 상처를 입히지 않았더라도 이를 피해 달아나는 피해자를 결과적으로 다치게 했다면 이 역시 범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장해창·張海昌부장판사)는 12일 여성을 성폭행하고 이 여성이 도망가다가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지모씨(44)에 대해 성폭력처벌법상 특수강간치상죄를 적용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씨가 비록 직접 상처를 입힌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가 협박이나 위협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 달아나다가 다쳤으므로 강간이 아닌 강간치상죄를 적용해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씨는 3월 빌려준 돈을 갚으라며 자신의 2층방에 찾아온 김모씨(27·여)를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했으며 김씨는 도망가기 위해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다 전치 8주의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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