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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환경단체 '지구의 벗' 리카르도 나바로의장 방한

입력 | 2001-06-17 18:30:00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지켜봤던 스웨덴과 노르웨이 사람들은 김 대통령이 갯벌을 파괴하려 한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더군요. 생태계 파괴는 곧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일입니다.”

17일 한국을 방문한 ‘지구의 벗’(Friend of the Earth·FOE) 리카르도 나바로 의장(53·엘살바도르)은 “새만금 간척사업을 둘러싼 상황을 살펴보고 국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히 왔다”고 말했다.

68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는 FOE는 그린피스, 세계자연보호기금과 함께 세계 3대 환경단체로 꼽힌다.

4월에는 미국의 기후협약 비준 거부에 항의하는 사이버 시위를 조직해 백악관의 컴퓨터 서버를 두 차례나 다운시키기도 했다.

나바로 의장은 기계공학 교수 출신으로 80년부터 환경운동을 시작해 95년 골드만 환경상과 UN이 주는 ‘글로벌 500’상을 수상했고 세계 녹색당 조직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새만금은 세계 5대 갯벌에 속하는 국제적인 습지이므로 자국 정부가 함부로 훼손해선 안됩니다. 새만금 갯벌이 사라지면 시베리아에서 호주로 이동하는 철새가 쉴 곳을 잃는 등 전지구적인 환경피해를 낳습니다.”

그는 “두달전 파키스탄에서 생태를 파괴하며 유정(油井)을 뚫으려 했던 다국적 석유회사 ‘셸(Shell)’을 철수시켰다”라며 “한국정부도 국제사회의 압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나바로 의장은 현장을 둘러본 뒤 20일 청와대에 대한 사이버 시위를 포함한 구체적인 FOE의 행동 지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kjs35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