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반도체의 외자 유치가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음에 따라 이번주부터 증시가 본격적인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시장에는 언제나 ‘복병(伏兵)’이 도사리고 있는 법. 낙관적 전망을 품기 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복병을 살피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
▽국내 복병〓하이닉스 외에도 아직 대우차 매각과 현대투신의 외자유치 협상이 쟁점으로 남아있다. 이 두 회사의 협상은 진행 상황 자체가 비공개다. “잘 풀릴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돌발 변수가 생긴다면 오히려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부터 구조조정 변수가 시장에서 단기적인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다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 악재로 돌변했던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신한증권 강보성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이 향후 중기적인 시장흐름을 좌우할 핵심적인 변수이기 때문에 ‘시장의 기대’와 ‘실제 추진 상황’이 일치하는 지에 대해 정밀한 평가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실제로 2·4분기 국내 경기의 ‘바닥’을 예상했던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과는 달리 구체적으로 경기가 회복된다는 뚜렷한 지표가 보이지 않는 점도 문제다.
▽해외 복병〓뉴욕증시의 불안이 여전한 문제. 정보기술(IT) 등 첨단 부문 기업들에 대한 실적 부진 경고로 지난주말 나스닥 지수가 장중 한때 2000선 이하로 떨어지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실업률 등 실제 경기 지표는 여전히 안 좋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이 1만과 2,000선에서 하락을 막아 준다면 다행이지만 그보다 더 하락할 경우 국내 증시 역시 ‘흔들림’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 경제의 침체도 주목 대상. 그 동안 영국 주가지수에 편입됐던 일본 기업들 중 일부가 지수 종목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소식과 함께 주말 엔-달러 환율이 123엔대 까지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게다가 일본 경제 침체가 나아질 기미가 없어 중장기적으로 엔화가치는 계속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엔의 약세는 일본 기업의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하며, 이는 곧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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