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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우리아파트자랑]이필승 풍림산업 사장

입력 | 2001-06-17 19:07:00


국적 불명의 아파트 브랜드를 앞세운 이미지 마케팅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주택보급률이 94%를 넘어서고 주택 시장의 주도권이 건설업체에서 소비자로 넘어가면서 나타난 신풍속이다.

그런 점에서 54년에 설립돼 자본금 1076억원, 직원 850명, 건설도급 순위 20위에 랭크된 대기업인 풍림산업은 ‘예외적’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설회사 중 하나지만 일반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을 뿐더러 기업 홍보에도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이 회사가 그동안은 정부 공사에 주력했던 게 1차적인 원인이지만 “요란할 뿐 실속이 없는 것은 질색”이라는 이필승 사장(사진)의 영향도 컸다.

83년 풍림에 입사, 99년 사장에 오른 그는 최근 새 아파트 브랜드를 ‘아이원(내가 원하는 아파트라는 뜻)’으로 만들 때에도 적잖게 망설였다. “번지르르한 광고를 만들기 보다는 소비자에게 알짜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발굴하는 게 낫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풍림은 10년 전에 지은 아파트를 찾아가 칠을 새로 해주고 있다. 입주민들에게 달력도 나눠주었다. 이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애프터서비스’였다. 업계에 화제가 된 것은 당연했다. 이 사장은 또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민원을 이틀 안에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자신은 매일 처리 여부를 직접 인터넷으로 확인한다. 그의 노력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회사 경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부분의 건설업체들이 수주 물량 감소로 곤란을 겪고 있지만 풍림은 지난해 회사 설립 이래 최고액인 1조원의 물량을 따냈다. 올해도 5월 말까지 8000억원 가량을 확보해둔 상태다. 회사 매출의 70%가 주택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공이 아닐 수 없다. 한 시간 남짓한 인터뷰 내내 소탈한 웃음을 잃지 않던 이 사장은 “늘 소비자들을 무서워하고 섬기는 자세를 잊지 않도록 풍림 임직원 모두 노력할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