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을 뜬눈으로 밤 새우게 만드는 스포츠가 축구말고 또 있을까. 이런 기대와 열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축구의 실력은 세계 정상급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로봇축구’(사진)는 다르다.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로봇축구의 종주국. 로봇축구 창안자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종환교수다.
이 로봇축구를 대중오락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뛰어든 벤처기업이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소 출신 연구원 3명이 작년 2월 설립한 로보컴(대표 이헌).
김교수의 로봇축구는 엘리트 대학생들이 프로그래밍 실력 등을 겨루는 경기. 하지만 로보컴의 제품은 조이스틱으로 로봇을 조종할 수 있도록 만들어 컴퓨터를 전혀 다룰줄 모르는 어린이들도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제품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으며 20여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작년 6월부터 9월까지 시제품을 서울 테크노마트 등에서 선보인 결과 어린이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로보컴은 2002년 월드컵 열기에 힘입어 로봇축구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최근 대량 생산을 위한 협력업체와 투자자 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헌사장은 “한국은 로봇 관련 업체들의 규모가 작고 저변이 넓지 않아 양산을 위해서는 많은 업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사장은 이달초 로봇 이업종교류회를 만들어 회장을 맡았다. 이 모임에는 현대종합상사 아론 대유시스템 배틀탑 등 기업들외에도 한국게임학회 삼원경영기술연구원 중부대학교 한국기계연구원 등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이사장은 “인류의 미래상을 그린 영화나 소설에서 로봇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라면서 “미래의 유망산업인 로봇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02-338-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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