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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약 패트롤]타이레놀,카페인 없는 '베스트셀러' 해열 진통제

입력 | 2001-06-17 19:36:00


얼마 전 국내에서 개봉된 미국 영화에서 심한 두통에 시달리던 남자 주인공은 ‘타이레놀’을 찾느라 온 집안을 뒤진다. 이처럼 타이레놀은 미국인의 생활 속에 보통명사로 불릴 정도이며 해열 진통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카페인 없는 두통약으로 알려진 타이레놀은 미국에서만 매년 10억불(한화 1조 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또 미국내 전체 산업을 통틀어 소비자 선호도가 가장 높은 4개 브랜드 중 하나이다.

타이레놀의 역사는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9년 독일에서 이 약의 주성분인 아세트 아미노펜의 진통 효과가 확인된 뒤 1909년 합성 아세트아미노펜이 개발된 것. 이를 토대로 1953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맥네일 연구소가 최초로 타이레놀의 상품화에 성공했다.

이후 1959년 거대 제약업체인 존슨 앤 존슨이 맥네일 연구소를 합병했으나 타이레놀은 지금까지 주력 제품으로 남아있다.

타이레놀은 발열이나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의 작용을 억제해 해열 및 진통 효과를 발휘한다.

이 약의 장점은 무엇보다 기존 해열 진통제에 비해 위장 장애가 적다는 점. 실제로 한 유명 외국 학술지에 보고된 연구 자료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각종 진통제을 복용한 뒤 위장 출혈 등 부작용으로 숨지는 사례가 1만6000여명에 달한다. 이같은 수치는 AIDS 사망자 수를 넘어선다.

또 다른 약물과 같이 복용해도 비교적 부작용이 적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해열 진통제로 자리매김했다.

타이레놀이라는 이름은 개발 업체의 영업사원들이 약 주성분의 화학식에서 따온 글자를 조합해 부르던 것에서 유래됐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남용하면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 특히 항우울제를 복용하거나 하루 세잔 이상의 술을 즐기는 환자는 타이레놀을 장기 복용하면 간 기능에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순억(울산대 의대 서울중앙병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