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베스트 중견의사 2]심장질환-서울중앙병원 박승정교수

입력 | 2001-06-17 19:36:00


토요일인 9일 오후 ‘베스트 프런티어’로 확정된 서울중앙병원 심장내과 박승정교수(47)에게 연락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전화를 받았다. 6∼9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중국 순환기학회’와 일본 구라사키에서 열린 ‘일본 심장 중재수술 시연회’에서 초청연사로 강연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지난해 ‘베스트닥터의 건강학’을 연재할 때도 박 교수가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떠나려는 순간이어서 인터뷰를 못할 뻔했다.

박 교수는 귀국하자마자 밤 늦게까지 다음날 열린 ‘전공의 대상 심장내과 연수강좌’를 준비했다. 10일 하루 종일 연수강좌를 하고 다음날 오전 7시 출근했다.

그는 이처럼 외국 출장이 잦아 한 달에 2번 가량 외국에서 강연한다. 매년 두 번꼴로 중국에 가지만 만리장성을 구경하지도 못하고 후다닥 귀국해야 한다. 국내에서 그를 기다리는 환자 때문이다. 그는 매년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환자 2000여명을 돌본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등 심장질환은 우리나라 사망률 2위다. 어떻게 하면 사망률을 줄일 수 있겠는가?

“협심증은 심장동맥이 좁아져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심장이 빈혈상태가 되는 병이며 심근경색증은 혈관이 아주 막혀 심장 근육의 일부가 죽는 병이다. 흉통이 오면 곧바로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이 급선무다. 아무리 늦어도 6시간 이내에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야 한다.”

박교수는 병원에 도착한 응급 환자를 빨리 치료하려고 집에서도 늘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하루 밤새 5번이나 병원에 불려간 적도 있다.

박교수는 병원에 ‘식솔’이 많다. 팀원이 교수급 12명, 전임의 9명, 전공의 12명을 비롯해 간호사 100여명까지 무려 150여명에 이른다. 박교수는 이들 모두 응급환자가 오면 10분 안에 수술실로 뛰어올 수 있도록 병원 부근에 살도록 하고 있다. 자신도 병원과 5분 거리에 살고 있다.

-심장동맥질환의 통증은 어떤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은 모두 ‘이러다가 내가 죽는 것은 아닐까’하는 극심한 가슴통증을 동반한다. 협심증이 있으면 운동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2∼3분 정도 흉통이 생겼다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고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왔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단, 고령자나 당뇨병 고혈압 등이 있는 환자는 통증을 못 느낄 수도 있다. 젊은 남자도 새벽이나 아침에 혈관에 경련이 와서 흉통이 왔다가 사라지는 ‘변이형 협심증’으로 돌연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근경색증 환자는 30분 이상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고 더러 구역질을 하거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정신을 잃기도 한다.”

-응급실에서는 어떻게 치료하는가?

“심장내과에서는 혈관을 막은 핏덩이를 녹이는 약을 투여하거나 사타구니를 통해 풍선을 넣어 막힌 혈관 부위에서 확 펴서 혈관을 넓히는 ‘풍선확장술’, 접힌 그물망을 넣어 ‘팍’ 펴는 ‘금속망시술’로 심장에 피가 통하도록 만든다. 증세가 아주 심하면 흉부외과에서 막힌 심장동맥을 둘러 새 혈관을 만들어주는 ‘심장동맥두름길수술’을 받아야 한다.”

박교수는 풍선확장술과 금속망시술의 세계적 대가로 통한다.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 워싱턴, 프랑스 파리, 싱가포르 등지에서 현지 심장내과 의사들에게 위성중계로 수술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박교수는 “협심증으로 그물망시술을 받은 환자의 10%는 재발한다”면서 “97년부터 재발한 환자의 심장동맥을 풍선으로 넓힌 다음 방사선을 쏘는 치료를 시작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의 심장동맥질환 치료 경향은?

“심장동맥을 넓히는데 쓰이는 그물망에 항암제 등 약물을 입혀 시술해 재발을 막는 방법이 도입되고 있다. 항암제는 세포의 성장을 막기 때문에 혈관 내벽 세포도 자라지 않게 한다. 우리 병원에서도 이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약물로 심장 뿐 아니라 온몸에 피가 잘 흐르도록 하는 ‘앤지오제네시스’를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보다 훗날엔 심장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조절해 심장병의 싹을 자르는 치료법으로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런 치료법이 언제 나올지는 모른다. 우선은 예방이 최선이다. 고혈압환자가 담배를 피우고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급사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20배 이상이다. 건강히 오래 살고 싶으면, 가족에게 피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려면 담배를 무조건 끊어야 한다.”

stein33@donga.com

◆ 성인 심장질환 베스트 프런티어

이름

소속 병원

세부전공

내과

박승정

울산대 서울중앙

심장동맥질환

김덕경

성균관대 삼성서울

동맥경화 심장동맥질환

박성욱

울산대 서울중앙

심장동맥질환

김영훈

고려대 안암

심장동맥질환

장양수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동맥질환

강흥선

경희대

심장동맥질환

하종원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동맥질환 판막증

탁승제

아주대

심장동맥질환

오동진

한림대 강동성심

부정맥

김효수

서울대

심장동맥질환 동맥경화

조정관

전남대

부정맥

오동주

고려대구로

심장동맥질환

홍경표

성균관대 삼성서울

심장동맥질환 심장재활

고광곤

가천의대 길

심장동맥질환

황흥곤

부천세종

심장동맥질환

흉부외과

김기봉

서울대

심장동맥두름길 수술

이영탁

성균관대 삼성서울

심장동맥 심장판막증 수술

안 혁

서울대

심장판막, 대동맥질환 수술

이재원

울산대 서울중앙

심장판막질환 수술

김범식

경희대

심장판막질환 수술

김응중

한림대 강동성심

심장외과 수술

박표원

성균관대 삼성서울

판막질환 수술

장병철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판막질환 심장보조기

◆ 어떻게 뽑았나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심장내과 박승정교수가 성인 심장질환 치료의 ‘베스트 중견의사’로 선정됐다. 박교수는 지난해 ‘베스트닥터의 건강학’에서 심장 부문을 통틀어 베스트 닥터로 선정된 적이 있다.

이는 동아일보사가 전국 14개 대학의 심장내과 및 흉부외과 교수 57명에게 50대 이하의 심장질환 전문의 가운데 △가족이 아플 때 믿고 맡길 수 있으며 △진료 및 연구 실적이 뛰어난 의사를 5명씩 추천받아 집계한 결과다. 흉부외과 부문에선 서울대병원 김기봉 교수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병원별로는 서울중앙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경희대병원,전남대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강동성심병원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