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허치슨 경찰서장이 손선녀 변호사와 유족들에게서손씨의 사망사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대한항공(KAL) 여객기 괌 추락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뒤 미국에서 의문사한 손선녀씨(여·27) 사건에 대해 미국 검찰이 재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카운티의 랜디 니콜스 검사장은 18일 오전(현지 시간) 검찰청사 사무실에서 이용구(리처드 리·법무법인 ‘대륙 ’ 소속) 변호사 등 한국에서 온 손씨의 변호사와 현지 한인회장, 손씨 어머니인 이모씨(56) 등 유족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니콜스 검사장은 “경찰이 수사를 종결한 뒤 보고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손씨 사건의 내용에 대해 잘 몰랐다”며 “그러나 한국 국민과 유족이 큰 관심을 가지고 타살 의혹을 제기하는 만큼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니콜스 검사장은 “수사를 맡아온 녹스빌카운티 경찰에게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시하겠으며 경찰의 진상규명 노력이 부족하다면 테네시주 경찰국(TBI)에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요할 경우 검찰 수사관들을 동원해 직접 조사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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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호사 등 일행은 15일 현지에 도착한 이후 현장조사와 목격자 인터뷰 등을 통해 밝혀낸 정황증거와 의문점, 경찰의 수사미진 부분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니콜스 검사장에게 제출했다. 또 신철수 녹스빌 한인회장(50) 등 한인회 간부들도 철저한 수사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니콜스 검사장은 탄원서를 검토한 후 “이렇게 의혹이 많은 사건인 줄 몰랐다”며 “보고서에 언급된 목격자와 쟁점들을 모두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팀 허치슨 녹스빌카운티 경찰서장은 “수사를 종결한 것이 아니며 중요한 증거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누구든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영장 익사’라는 잠정결론을 내린 근거에 대해 “시신을 처음 검시한 의사의 소견에 따른 것”이라며 “그러나 그런 판단은 지금 현재(for now)의 상황이며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치슨 서장은 “정밀부검 결과 약물중독 등의 사실이 밝혀지면 다시 수사할 수 있다”면서 “만약에 대비해 손씨 시체의 조직과 혈액을 채취해 정밀부검을 실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