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행 통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통장에 언제부턴가 ‘단골’ ‘우수’ ‘최우수’ ‘VIP’ 또는 ‘일반’이라는 ‘등급’이 찍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주택은행이 97년부터 도입한 ‘파워단골고객제도’에 따라 고객이 5단계로 분류된 것.
▼글 싣는 순서▼
上-"돈 안되는 고객은 사양합니다"
中-"두둑한 고객 20% 잡아라"
下-"단골은 환영, 뜨내기는 사절"
최우수 고객은 온라인 송금수수료와 자기앞수표 발행수수료 등 총 15가지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지만 단골로 분류된 고객은 홈뱅킹수수료 외화송금수수료 등 4개만 면제받는다. 물론 일반고객은 어떤 것도 면제받지 못한다.
기업들이 소비자를 등급별로 구분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도 이에 걸맞은 소비자 행동수칙을 만드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제대로 알고 행동해야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대접’까지 제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접받는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거래 은행, 주거래 백화점, 주거래 주유소 등 분야별 ‘단골 거래처’를 만들어둬야 한다.
황순귀 현대백화점 고객관계경영(CRM)팀 부장은 “백화점 회원으로 가입하는 고객은 누적 매출액이 파악되므로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같은 액수의 물건을 사더라도 현금으로 사는 ‘뜨내기’ 고객은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또 한 번에 비싼 물건을 사는 것보다는 작은 규모라도 꾸준히 매출을 올려주는 것이 좋다. 김봉호 신세계백화점 마케팅부장은 “1년에 한 번 와서 수백만원어치를 사는 것보다 자주 거래를 하면서 인터넷이나 상담실을 통해 여러 제안을 하는 사람이 훨씬 더 신경쓰이는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우수고객의 바람직한 행동방식
하지말아야할 일
호텔 객실안 미니바 이용 뒤 물을 담아놓는다
대형슈퍼에서 카트를 가지고 간다
수영장에서 수영모자를 쓰지 않는다
증권사 객장에서 고함지르며 분풀이한다
내기 골프에서 지고서 서로 심하게 다툰다
콘도의 주방기구를 파손하고 몰래 나간다
물건을 산 뒤 실컷 쓰고 물러달라고 한다
해야할 일
1년에 한번 대량구매보다 자주 구매한다
주거래은행, 주거래백화점 등 단골을 정한다
서비스에 관해 일시적 불만을 터뜨리기보다 회사의 고객의 소리 등을 통해 개선방향을 제시한다
카드거래시 다른 회사의 비슷한 상품을 여러개 쓰지말고 같은 회사의 다양한 상품을 이용한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특정 은행을 정해서 대출과 예금 적금 등을 한꺼번에 이용하면 그는 적어도 그 은행에서만큼은 특별 고객으로 관리받는다.
이석창 LG카드 마케팅 팀장은 “어떤 고객은 몇 번씩 연체해도 그동안 계속 거래를 통해 신용이 쌓여있다면 큰 불이익을 받지 않지만 어떤 고객은 연체를 단 한번만 해도 불이익을 받는 수가 있다”고 말했다.
‘불량고객’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백화점 홈쇼핑 등에서는 지나치게 자주 반품하는 고객이 불량고객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고객중 일부는 두세 번 가량 바꿔가고 우리도 이를 충분히 서비스해준다”며 “그러나 한 번 사서 몇 달을 쓴 뒤 ‘마음에 안든다’며 바꿔달라고 하면 업체로서는 ‘악의를 가진 고객’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거래에서는 신용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에 연체 등을 통해 신용을 잃으면 다른 금융거래에서도 배제되기 쉽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찾을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불량고객만 아니라면 ‘불평등’을 적극 항의하는 고객들을 홀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