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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월드]"고대 이집트 미라 5600년전부터 제작"

입력 | 2001-06-19 18:42:00


미라가 기원전 3000년 고대 이집트의 왕 파라오를 대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됐다는 이론을 뒤엎는 이색적인 미라 3구가 발굴돼 고고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대영박물관 발굴팀은 이집트 룩소르 남쪽 약 100㎞ 지점의 사막에 자리잡은 이집트 최초의 수도 히에라콘폴리스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1997년 발굴된 여성 미라 3구를 분석한 결과 5600여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이 미라들은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미라보다 500여 년을 앞선다는 것.

또 이 미라들은 생전에 노동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미라가 당시의 최고 계급층을 대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됐다는 이론도 무너지게 됐다고 더 타임스는 평가했다.

흥미로운 것은 기존의 미라들과는 달리 이들 미라는 손과 얼굴 부위만 천으로 감싸져 있다는 것. 천으로 감긴 부위는 그렇지 않은 부위보다 심하게 부패해 미라 처리 목적이 시신의 보존이 아닌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발굴팀의 리니 프리드만 박사는 “관절 부위를 천으로 묶어 뼈들이 서로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목적이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패하면서 가장 쉽게 떨어져 나가는 손목뼈와 턱뼈를 천으로 고정시켜 시신이 사후세계에서 식사 등의 신체활동을 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미라가 발굴된 공동묘지에는 2000여구의 시신이 묻혀 있으며 이제까지 170구가 발굴됐으나 이 중 미라 방식으로 처리된 시신은 3구뿐이었다.

대영박물관의 고대 이집트 담당자 존 테일러는 “이번 미라 발견이 고대 이집트에 대한 이해를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고대 이집트 사회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고 복잡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