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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자 세상]'사'字도 '사'字 나름

입력 | 2001-06-19 18:57:00


일반외과 레지던트인 K씨(32). 노총각인 K씨는 최근 결혼을 하라는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결혼 이벤트 회사를 찾았다.

“회원으로 가입하려고 하는데요.”

“인적 사항과 학력 등을 기재해주세요.”

K씨는 내심 특별회원으로 분류될 것을 기대하고 서류의 빈칸을 메워 갔다. 결혼한 선배들로부터 ‘사’자 총각들은 특별관리 대상으로 분류돼 집안이 좋고 미모가 뛰어난 여성을 소개받는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부푼 기대감 속에 서류를 작성한 K씨. ‘특별회원은 별도 서류를 더 작성해야 하는데요’라는 대답을 기대하며 접수 직원에게 서류를 건넸다.

“회원 가입비를 내시고 연락을 기다리세요.”

“예. 더 작성할 서류는 없습니까?”

“없어요.”

머쓱해진 K씨. 고개를 갸우뚱하며 사무실을 나섰다. 등뒤에서 접수 직원들끼리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요즘은 ‘사’자 신랑 중 항공기 조종사가 최고예요. 연봉이 1억원이 넘잖아요.”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