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탈북자 자활회사 매출 쑥쑥…귀순 7인이 창업

입력 | 2001-06-20 18:35:00

탈북자 전영일씨가 느릅나무 뿌리껍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경제적 자립을 위해 세운 회사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95∼97년 귀순한 7인의 탈북자들이 모여 지난해 9월 설립한 강원 삼척시 근덕면 용화리의 대관령식품(대표 최금철·崔金鐵·38). 탈북자들의 ‘자활공동체 제1호’인 이 업체는 그동안 느릅나무 뿌리껍질을 원료로 해서 ‘느릅국수’를 만들어 왔다.

느릅국수는 북한에서 명절이나 손님이 방문했을 때 대접하는 최고급 음식으로 맛이 달고 부드러우며 이뇨 작용과 함께 위궤양 위염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건강식. 주재료인 느릅나무 뿌리껍질은 전량 북한산을 사용, 탈북자와 실향민들에게 고향의 정취도 느끼게 한다.

이 업체는 22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월사거리에 150평 규모의 직영 식당을 차리고 사업확장에 나선다. 이날 오전 11시 ‘만복래 느릅냉면 칼국수 전문점’을 개점한 뒤 탈북자와 그 가족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제공한다.

92년 러시아에서 벌목공으로 일하다 탈출한 뒤 5년 만에 남한으로 와 이곳 용화리에 정착한 전영일(全榮日·35)씨 등 7인의 탈북자들은 그동안 수많은 고난을 겪어야 했다. 교육과정에서부터 생활습관 사회환경 등 모든 것이 너무나 다른 사회였기 때문.

막노동에서부터 운전사에 이르기까지 안 해본 일이 거의 없다. 이들은 결국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똘똘 뭉쳐 ‘자립의 길’을 찾는 수밖에 없다는 데 공감하고 이 업체를 구상하게 됐다. 그러나 관계기관을 쫓아다니는 데만 4개월, 공장허가를 받는 데만 5개월이 걸렸다.

7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통일을 준비하는 귀순자협회’ 회원이기도 한 이들은 ‘열심히 돈을 벌어 생활고를 겪고 있는 다른 탈북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연락처 033-572-2127, 02-692-9009

sunghy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