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의 국내 전파이후 최대의 클래식 이벤트로 불리는 ‘세계 3대 테너 콘서트’(22일 7시반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3명의 성악가가 한 무대에 서는 이번 공연은 동양권에서는 96년 도쿄 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4만8000석이라는 좌석 수나 사상 최고인 25만원(VIP석)이라는 입장권 가격 못지 않게 행사의 의미도 크다. 서울 공연에 이어 23일 베이징 쯔진청(紫禁城)에서 열리는 3테너 무대에 대해 중국 정부 관계자가 “베이징 올림픽 유치에 힘이 되길 바란다”고 발표한 것은 ‘빅 3’가 갖는 문화적 위상을 입증한다.
이번 행사의 최대 변수이자 관심사는 당연히 “비가 온다면?”. 시간당 10mm 이하의 비가 올 경우 공연이 강행된다. 18일 하루 동안 서울에 온 비가 42mm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비가 쏟아지지 않는 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된다는 뜻.
기상청은 22일을 장마 북상일로 꼽고 있는 만큼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BC는 동부화재에 가입액 2억원의 보험을 들어놓아 공연이 취소될 경우 20억원의 보험금을 지급받는다. 입장권은 환불된다. 야외공연인만큼 세 스타의 목소리와 모습을 잡아낼 ‘시청각 장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미국 메이어사의 26억원짜리 스피커가 특히 눈길을 끈다. 1대에 2600만원짜리로 불필요한 반향음 없이 또렷하게 소리가 전달되도록 설계됐다. 이 스피커 100대로 경기장을 에워싼다. 무대 맞은편에는 300m 길이의 특수 흡음천을 설치, ‘벙벙거리는’ 야외경기장 특유의 울림을 끝까지 잡아낸다는 전략.
한편 세 테너는 일체의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없이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리허설과 22일 본공연에만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도밍고가 이날 오후 5시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발, 파바로티와 카레라스가 5시반 홍콩발 비행기편으로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다. 인천공항공사는 세 사람을 인천공항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위촉패와 공항 마스코트인 ‘허비’인형을 수여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들의 방한기간 중 자사제품인 에쿠스 승용차를 무상지원키로 했다.
세 사람은 지난해 아셈총회에서 12개국 정상의 숙소로 쓰였던 인터콘티넨탈 ‘클럽 마운틴’ 스위트룸에 머무르게 된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파바로티는 숙소에 조리기구를 갖춰놓을 것에서부터 시작해 공연장 대기실 타월 수, 대기중 시청할 비디오 종류까지 계약서에 명시했다고 한 공연관계자는 말했다. 세 사람에게 지급될 개런티는 모두 합쳐 30∼40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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