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나는 한때 이같은 말을 흘려들었다가 대가를 치렀다.
내가 20대에 처음 은행에 들어가니까 한 선배님이 어디에 사느냐고 물었다. oo동에 산다고 하니까 당장 강남으로 이사하라고 했다. 돈이 있는 곳에 살아야 전세금이라도 더 많이 모은다고 했다. 부동산 투자 유혹의 처음이었다.
입사하던 해 20평짜리 아파트을 사고 2년후에는 단독주택을 마련해 몇 가구에 세를 주는 집주인이 됐다.
그런데 은행에서 직장조합 주택조합원 모집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얼른 집을 팔아 무주택자가 되는 ‘잔꾀’를 부렸다. 당시 아내는 강동구 상일동에 4층짜리 건물을 사자고 졸랐지만 조합주택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
조합주택은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닌 곳으로 결정됐다. 입주에 필요한 돈도 4배 이상 뛰었다. 그동안 번 돈 다 날리고 서울에서 전세돈마저 마련하기 어려워졌다.
난 고향인 경기도 안성으로 내려가 은행을 다니며 2년 동안 갖은 ‘재테크’를 했다.
재개발 아파트 구입, 중계동 아파트의 채권 분양, 동생 직장조합아파트 32평 분양 도움 등을 포함해 6채의 아파트를 샀다. 한해 나가는 이자만 2000만원이 넘었다.
J 아파트는 42평형이 입주할 때 2억 4000만원이었는데 팔 때를 놓쳐 지금도 2억 5000만원 남짓이어서 남는 것이 없다.
5년전 은행을 퇴직하고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명퇴와 퇴직금 중간 정산 대상자들이 업소를 찾아왔을 때 난 과감하게 동부이촌동 외국인 임대아파트를 추천했다. 많은 사람들이 은행이자를 넘는 소득을 올렸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수익을 얻는 것을 보는 것이 보람이 됐다.
최 영 철(50·자영업·서울 용산구 이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