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면 저라도 나가서 뛰려고요. 우리 선수들이 골을 못 넣어서요….”
20일 포항 홈구장에서 수원 삼성을 맞은 포항 스틸러스 최순호 감독은 깔끔한 검정 양복에 날렵한 모양의 구두를 신고 경기장에 나왔다.
캐주얼 스타일의 구두가 유난히 가벼워 보여 “멋을 낸 게 아니냐”고 농담을 건네자 “여차하면 뛰기 위해 편한 신발을 신었다”고 되받아쳤다. 최 감독은 이어 “우리 팀은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고민을 얘기했다.
최 감독은 한국 축구사에 남을 만한 골잡이 출신. 한 시대를 주름잡던 스트라이커의 입장에서는 지금 선수들의 플레이가 못마땅할 만도 하다. 올 시즌 들어 포항은 이날까지 10경기에서 9골밖에 넣지 못했다. 경기당 0.9득점으로 안양(경기당 0.6득점)에 이어 꼴찌에서 두번째. 이날 득점한 코난이 3골을 기록했을 뿐, 득점이 여러 선수에 분산됐다. 바로 득점력 있는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 것이 문제.
반면 역시 골잡이로 이름을 날린 이태호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10경기에서 20골을 넣어 경기당 득점(2점)에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골잡이 출신인 두 감독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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