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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휴대전화 "헬로 데이터, 굿바이 음성"

입력 | 2001-06-21 18:38:00


무선인터넷 솔루션업체인 위트넷의 정효영 이사. 그는 출근길에 개인휴대단말기(PDA)부터 챙긴다. PDA만 있으면 직장 밖에 있어도 업무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용중인 PDA는 CDMA 모뎀이 달려있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사무실 PC의 프로그램을 실행해 문서를 작성하거나 메일을 보내는 일도 한다. 사무실 PC 모니터에 나타나는 작업결과가 PDA 화면에 똑같이 나타난다.

PDA를 인터넷 단말기처럼 만들어주는 ‘무선 신클라이언트(Thin Client)’ 기능은 위트넷이 개발한 것. 정이사는 “사업파트너나 투자자들을 만날 때 PDA를 이용한 원격작업을 직접 시연해 보이면 상담이 훨씬 잘 풀린다”고 말했다.

‘손안의 인터넷’ 세상이 열리고 있다.

음성통화의 전유물이었던 휴대전화기가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통신수단으로 변신한 덕분이다. e메일과 인터넷 검색은 물론 주문형비디오(VOD) 감상이나 영상통화도 휴대전화기만 있으면 언제든지 가능해졌다.

국내 휴대전화 인터넷 인구는 2월말 현재 1645만8000명. 브라우저를 내장한 휴대전화기 소유자로 좁히더라도 무선인터넷 인구는 710만명에 달한다. 조사전문업체 인터넷매트릭스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실제 무선인터넷을 사용한 사람은 181만명. 전 국민의 4.2%가 무선인터넷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이용수준은 유선인터넷에 크게 못 미치지만 2002년에는 무선인터넷 인구가 2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전송속도가 144kbps수준까지 빨라진 3세대 CDMA서비스(cdma2000 1x)가 등장하면서 무선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휴대전화 3사의 ‘cdma2000 1x’ 서비스 경쟁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무선인터넷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의 콘텐츠도 벨소리나 문자 전송 중심에서 영화감상이나 멀티미디어 게임 등으로 대폭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사업자들도 포화상태에 이른 휴대전화 시장을 뚫기 위해 데이터 통신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이달 들어 컬러화면이 달린 휴대전화기가 등장해 콘텐츠의 ‘컬러혁명’도 예고되고 있다.

휴대전화 업체들은 내년에는 최대 2Mbps의 전송속도를 낼 수 있는 ‘고속무선데이터’(HDR)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무선인터넷은 유선인터넷 못지않은 속도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KTF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개막에 맞춰 HDR기술을 활용한 PCS방식 IMT-2000 서비스를 실시해 한국 통신산업의 위상을 세계에 과시한다는 계획이다. KT아이컴과 SK-IMT 등 2개 비동기식 사업자가 준비중인 2㎓ 주파수대의 차세대 휴대통신 IMT-2000 서비스도 2002년 후반이나 2003년 초반에 상용화가 예상된다.

데이터통신의 수요는 급증할 전망. 조사전문 기관인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데이터통신망을 통한 음성전화 시장은 현재 20억 달러에서 2004년에는 87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조사전문 업체 ‘아메리칸네트워크’는 2002년 데이터 부문 이용량이 세계적으로 30만Gbps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음성 부문 이용량은 2000Gbps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업계의 전문가들은 “향후 통신은 유선에서 무선으로, 휴대전화 시장의 중심축은 음성에서 데이터로 이동할 것”이라며 “휴대전화 사업자간 우열은 앞으로 무선데이터 서비스 분야에서 판가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