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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내주 중동방문 예정…美, 이-팔중재 다시 나서

입력 | 2001-06-21 18:42:00

콜린파월 장관이 부시 대통령의 유럽 순방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휴전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듯한 양상을 보이자 휴전 협상을 중재했던 미국이 다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양측의 휴전 진행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다음주 중동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2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경제봉쇄 완화를 설득하기 위해 중동을 방문한 적이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날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등 중동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평화를 위한 전면적인 노력을 계속해줄 것을 당부했다.

13일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중재를 통해 양측의 휴전협정을 이끌어냈던 미국이 다시 전면에 나선 것은 최근 1주일 동안 팔레스타인인 6명과 이스라엘인 4명이 숨지는 등 휴전이 자칫 무위로 돌아갈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

21일 오전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 부근에 박격포탄이 떨어졌지만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다. 전날인 20일에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양측의 충돌로 팔레스타인인 1명과 유대인 정착민 1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20일 안보회담을 열었지만 휴전 협정 이행에 대한 서로의 견해 차이만 확인했다. 양측은 테닛 국장의 휴전안에 따른 냉각기간 설정 시기와 이스라엘 군병력 철수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고 이스라엘 공영 라디오방송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측은 냉각기간이 끝난 후 4주가 지나기 전에는 병력 재배치를 하지 않을 것이며 냉각기간도 6주간 지속할 것을 고집했다. 이스라엘은 또 폭력사태가 계속되고 있으므로 냉각기간이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팔레스타인측은 냉각기간이 끝난 뒤 2주 후부터 이스라엘 군병력의 철수가 시작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양측 지도부의 비난전도 휴전 이전과 다를 것이 없는 상태다. 이스라엘 정부는 20일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측이 휴전안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스라엘 민간인 및 군인에 대한 팔레스타인측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권리는 계속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라파트 수반은 “휴전 약속을 준수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발표는 국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속임수”라며 “이스라엘은 아직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응수했다.

한편 샤론 총리는 26일 워싱턴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취임 후 두 번째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아직 아라파트 수반과는 만나지 않고 있다.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