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일 발표한 ‘일반주거지역 세분화 추진방안’에 대해 일선 자치구가 벌써부터 반발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시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강북지역의 일부 자치구와 주민들은 “개발이 뒤진 강북지역에 250% 이하의 용적률을 적용할 경우 사실상 재개발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말과 같으며 이는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선 구청에서는 세분화가 추진될 경우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게 될 주민들의 집단 반발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세분화에 따라 2종 이하를 받게 돼 용적률이 200% 이하로 묶일 경우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원천적으로 봉쇄돼 주거지의 재산가치가 절반 이상 떨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른 주민들의 집단 민원 제기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예측이다.
이미 개발이 완료된 지역과 개발이 추진 중인 지역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임익근(林翼根) 도봉구청장은 “강남구와 중구 등에선 이미 400% 이상의 용적률로 개발의 이익을 누렸지만 아직도 낙후되고 개발의 여지가 많은 도봉구 등이 단지 개발추진이 늦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주민들을 설득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들 자치구에서는 세분화를 시행하기 앞서 유예기간을 충분히 둘 것과 지역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용적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자치구에 재량권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도 선거 일정과 맞물리면서 이 계획이 제대로 추진될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기도 하다. 한 서울시의원은 “일부 자치구가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해 1종 주거지가 2종에 편입되도록 ‘버티기’를 하겠다는 주장을 펴는 등 벌써부터 졸속 처리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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