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일 뉴욕증시 마감후 발표된 마이크론사의 3/4분기(3월∼5월) 매출액은 8억 1800만달러, 순이익은 마이너스 3억 1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주당 53센트의 순손실을 입은 셈이다.
특히 반도체 평균 판매가격이 35% 이상 하락하면서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기간(18억달러)의 45%에 그쳤다.
이것은 월가전문가들이 예상했던 9억 3200만달러의 매출액과 주당 15센트의 순손실을 훨씬 밑도는 실적이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발표로 장중 2.36% 올랐던 마이크론사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53% 하락했다.
예상보다 저조한 마이크론사의 실적은 삼성전자 주가에 부담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2/4분기 순이익도 대폭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실적을 크게 밑돌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삼성증권은 현재 삼성전자의 2/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1/4분기 7400억원에서 3800억원으로 48.6%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월말까지 반도체 영업이익의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과 순이익도 하향조정한 상태다.
당초 36조8000억원과 4조6000억원에서 35조6000억원과 3조9800억원으로 내려잡았다. EPS(주당순이익)도 당초 2만2336원에서 2만340원으로 낮췄다.
분기별 순이익을 보면 1/4분기 1조2400억원에서 7000억원(2/4분기) 9400억원(3/4분기)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삼성증권의 전망치가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한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최근 매매형태를 보면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국인들은 6월 14일만 제외하고 12일부터 21일까지 줄곧 순매도 행진을 이어왔다. 같은기간 외국인 지분율이 57.78%에서 56.85%로 하락했다. 주가도 21만1000원에서 19만8000원으로 떨어졌다.
이채원 동원증권 주식선물운용팀장은 "일부 반도체 애널리스트가 8월말이 반도체 경기 바닥권이라고 주장하나 현시점에서 공감대를 얻고 있지 못하다"며 "삼성전자의 하반기 영업이익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기 힘들 것이다"고 주장했다.
박영암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