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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권력투쟁]김근태 최고위원 “대통령이 변해야 산다”

입력 | 2001-06-22 16:51:00


《“대통령께서는 개혁이 성공해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개혁이 중단되면 정권재창출은 물론이고 나라가 망하는 겁니다. 그러나 지금 이대로 가서는 개혁이 안 됩니다.”》

지난해 12월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 최고위원들의 청와대 회동에서 김근태 최고위원은 가장 먼저 발언했다. 그 핵심은 첫째 당정의 핵심포스트에 있는 사람들을 교체해야 한다, 둘째 비공식 보고라인을 제거해야 한다, 셋째 이런 일을 늦출 경우 당 내부에서 권력투쟁이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 김근태최고위원 인터뷰 전문(1)
☞ 김근태최고위원 인터뷰 전문(2)

당시에는 맨 마지막에 발언한 정동영 최고위원의 ‘권노갑 퇴진 발언’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을 뿐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이 예고한 ‘권력투쟁’은 안동수 전 법무장관의 추천 파문이 발단이 돼 최근 가시화되고 있다.

초재선 의원 중심의 ‘정풍파’들은 전면적인 당정쇄신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인적 쇄신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동교동계(김대중 대통령 측근들을 지칭)와 그 우호세력들은 정풍파가 당권을 쥐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의원들의 워크숍을 열고 난상토론을 벌인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했지만 ‘심판관’인 대통령은 장고(長考)중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가뭄과 파업의 이유를 들어 당정쇄신안 발표를 미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진지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애초부터 언론보다는 대통령에게 직접 당정쇄신을 건의했던 김근태 최고위원을 지난 6월13일 밤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보았다. 이날 만남은 인터뷰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김 최고위원은 단지 ‘이해를 돕는다’는 차원에서 개인적인 견해를 털어놓았다.

그의 발언에는 대통령의 당정운영 방식에 대한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대통령이 추진하는 개혁정책의 방향은 옳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해 등용한 인사가 제대로 뒷받침을 해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신동아 7월호」안기석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