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3일 대구지역 시민학계는 계명대학교 법학과 신현직 교수(46)의 투신자살 소식이 알려진 뒤 심한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20여 년간 그가 대학 민주화와 시민운동을 주도하며 보여준 철저함과 강인함을 아는 모든 사람은 ‘투신자살’이라는 경찰 수사발표를 의심했다. 그와 시민운동을 함께 하던 사람이 그를 떠나 보내는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왜 그는 죽어야만 했는가”라는 의문을 던지며 시민운동권 내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까닭도 바로 거기에 있다.
‘2000년 시민단체 실무자가 뽑은 올해 최고의 시민운동가’ ‘다시 나오기 힘든 천재적 지역 운동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중앙위원’ ‘대구경북 민주화 교수협의회 회장’ ‘대구남부지역 새교육시민모임 공동대표’ ‘주민과 선거 공동대표’ ‘새대구경북시민회의 운영위원장’. 신교수가 대구지역 후배들에게서 얻은 별명과 공식 직함들을 보면 그가 이 지역 시민운동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공식직함에 거론된 단체 모두가 ‘이름 부조’만 하는 단체들이 아니라 그가 없으면 조직 자체가 움직이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이 지역 시민운동권의 그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특히 지난해 전국 총선연대 상임공동대표를 맡으면서 그가 보여준 치밀함은 전국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각 지역 총선연대 중 대구총선연대는 공명선거 감시법 위반 재판에서 유일하게 무죄판결을 이끌어 낸 것.
하지만 이런 지역·시민·학계의 화려한 수식어를 뒤로 하고 지난 6월13일 새벽 그는 자신의 집필실에서 3층 아래로 돌연 몸을 던졌다.
“미안해 정리해 줘” “정말 끝낼까? 그것만이 답이다. 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