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조가 22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잠정 합의안을 거부한 뒤 10일째 파업을 계속했다. 병원측은 노조원들에게 23일 오전 9시까지 정상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며 경찰력 투입 요청을 시사했다.
노조 집행부는 이날 오전 조합원들의 병원 내 농성현장에서 21일 사측과 잠정합의한 임단협안을 추인받으려 했으나 조합원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돼 당초 22일 오후로 예정됐던 조합원들의 업무복귀가 무기한 연기됐다.
농성 중이던 조합원들은 이날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여 56.6%의 반대로 합의안을 거부했다.
조합원들은 노조 지도부가 합의한 퇴직금 누진제 폐지안에 대해 “투쟁의 대의를 무시한 타협”이라며 반발했다.
한편 박용현 서울대병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파업으로 인한 진료기능 마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대화나 협상도 없이 지루한 파업이 계속된다면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경찰력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측은 또 “찬반투표에는 전체 조합원(2200여명)의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847명만 참가해 투표 결과에 대표성이 없고, 21일 대의원대회에서 투표를 통해 가결된 합의안을 뒤집는 것은 관행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병원으로부터 경찰력 투입 요청이 있더라도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신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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