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22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1회전 4경기 중 2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부가 펼쳐졌다.
부산공고는 세 차례의 역전을 주고 받으며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모교인 공주고를 6-5로 힘겹게 눌렀고 중앙고는 속초상고에 11-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다크호스’간의 대결로 가장 관심을 모은 휘문고-청주기계공고 전에선 아마야구계의 명장 최주현 감독이 이끄는 휘문고가 7-1로 승리해 16강에 합류했다.
▽휘문고-청주기계공고〓양팀 모두 마운드가 두터운 팀. 휘문고는 정병희-우규민으로 이어지는 특급 계투조를 내세웠고 청주기공은 프로팀 한화의 1차 지명을 받은 ‘잠수함’ 신주영과 최고시속 140㎞의 강속구를 뿌리는 노병오로 맞섰다.
결과는 휘문고 투수진의 승리. 제구력과 스피드를 고루 갖춘 정병희와 우규민은 9회까지 상대타선을 3안타 1실점으로 꽁꽁 묶은 반면 청주기공의 선발 신주영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6안타 6실점(5자책)해 희비가 엇갈렸다.
휘문고는 1회 4번 이유섭의 2점 홈런으로 기세를 올린 뒤 6회에도 톱타자 이호신이 쐐기를 박는 2점짜리 아치를 그렸다.
▽부산공고-공주고〓‘소총’과 ‘대포’의 대결. 부산공고는 짧게 끊어치는 ‘똑딱이 타법’으로 점수를 벌었고 공주고는 홈런 2개 등 장타력에 의존하는 힘의 배팅을 구사했다.
부산공고는 4-5로 뒤진 8회말 2사후에 ‘역전드라마’를 펼쳤다. 조동훈 이만호 이여상으로 이어지는 1, 2, 3번이 2루타, 단타, 3루타를 차례로 터뜨려 단숨에 전세를 역전시킨 것.
부산공고의 에이스 이명우는 9회까지 완투하며 10안타 5실점으로 잘 막았다.
▽동산고-한서고〓5회초까지 스코어는 10-0으로 동산고의 일방적인 리드. 하지만 90년부터 92년까지 3년연속 4강에 오르는 등 황금사자기와 인연이 깊은 한서고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학생야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5회말에 점수를 못 내면 콜드게임패를 당할 상황에서 한서고는 2사후에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2번 이경한의 1점 홈런을 신호탄으로 5회에만 무려 6점을 뽑아냈다. 다급해진 동산고는 이 경기에서 무려 7명의 투수를 번갈아 마운드에 올리는 ‘인해전술’로 간신히 승리를 지켰다.
▽중앙고-속초상고〓방망이 싸움에서 중앙고가 한수 위. 특히 중앙고 6번 박원정은 5타수 5안타 4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박원정은 홈런 1개와 2루타 2개, 단타 2개를 때려내 3루타만 보탰으면 대회 첫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중앙고는 5-5 동점인 6회 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5번 박훈범의 2타점짜리 3루타와 박원정의 적시타로 3득점한 뒤 7회에도 3점을 보태 속초상고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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