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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게 이렇군요/北어선에 경고사격]軍 '소극대응 비판' 의식 强手

입력 | 2001-06-24 18:30:00

침범경로 설명


해군이 24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어선을 경고사격으로 퇴거시킨 데 대해 국방부는 “우리 군의 완벽한 경계태세와 NLL 수호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의 이번 조치는 종전 NLL을 침범한 북한어선을 밀어내는 데 주력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북한상선의 영해침범에 대한 소극대응 논란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북측의 의도적 침범?〓국방부 관계자는 “당시 인근해역에 중국어선 10여척이 조업중이었는데 밤인 데다 해무가 자욱해 시정(視程)이 좋지 않았고, 종전에도 꽃게 성어철인 6,7월에는 북한어선의 NLL 월선이 잦았던 점을 감안하면 일단 의도적인 침범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의 계획적인 침범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과거 북한어선이 단순 침범했을 경우 우리 해군의 시위기동에 곧장 방향을 바꿨던 데 비해 이번엔 40여분이나 저항했기 때문. 이날 북한어선이 침범한 해역은 접적수역인 데다 백령도에서 불과 2.8마일 떨어진 곳이었다. 군 관계자는 “북측이 상선 영해침범 사건 후 남측의 대응태세를 한번 더 떠보고, NLL 무력화도 계속 도모하기 위해 북한 어선을 동원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상선과 어선의 차이?〓국방부는 북한 어선의 NLL 침범과 상선의 영해침범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북한상선의 경우 해군의 통신검색에 응했고 위해행위도 없었던 반면, 북한어선은 검색 불응은 물론 위협적 행동을 하며 저항했다는 것.

합참 관계자는 “한밤의 대치상태에서 담뱃불만 보고도 총기 발사로 오인할 수 있는데 갑판 위에서 횃불을 던지며 각목과 쇠파이프를 들고 시위를 한 것은 충분히 위협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 작전예규와 교전규칙은 NLL을 침범한 ‘의아선박’에 대해서는 차단 및 시위기동으로 저지하면서 경고방송 등을 통해 상대선박에 대한 확인 및 통신검색을 하고, 이에 불응하면 경고사격을 가해 정선시키도록 하고 있다.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