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프로야구의 용병들은 타자보다는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었다. 물론 두산의 우즈, 삼성의 프랑코 등의 타자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LG의 해리거, 롯데 기론의 맹활약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용병 타자들이 타격 각 부문에서 상위권을 형성하며 타고투저 현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 타율과 장타율에서 5위안에 4명이 용병, 최다안타는 10위안에 4명, 출루율은 5위안에 3명이 각각 포진해있다.
국내타자들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주요 부문 중 홈런과 최다안타, 밖에 없을 정도로 용병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특히 해태의 산토스, SK의 에레라, 롯데의 호세, 삼성의 마르티네스 등은 팀전력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팀에 없어서는 안될 귀한 존재로 떠오르기까지 한 상태.
이처럼 용병타자들의 활약이 어느 시즌 보다 눈에 띄는 것은 기량이 뛰어난 탓도 있겠지만 프로야구 마운드의 힘이 떨어진 것도 그 요인 중의 하나다.
정민태, 구대성 등 에이스급 투수들이 해외로 진출한데다가 국내에 남아있는 투수들조차 유난히 부상에 시달리며 자기 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
지난 시즌이 마감되었을 때 타격부문 타이틀에 용병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올해는 그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팀당 용병 보유 수가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 것도 용병들의 올 시즌 활약을 미리 예고 했던 것이다.
국내에서 뛰고 있는 용병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에서 뛰다가 전성기를 지나 한국으로 온 경우가 많다.
이렇기 때문에 지금 국내의 용병들은 한국이 자신들에게는 약속의 땅으로서의 마지막 기회인 것.
시즌 중반이 흘러가고 있는 시점에서 용병 타자들과 이들을 견제하려는 국내 타자들의 자존심 싸움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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