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의 명문대학인 하버드대가 엄청난 기부금을 조성해 놓고도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구설수에 올랐다.
뉴욕타임스지는 24일 ‘하버드대의 축재(蓄財)’라는 특집 기사를 통해 세계 최고의 부자 대학인 하버드대가 그 많은 돈을 도대체 어디에 쓰려고 하는지에 관해 학교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하버드대가 보유하고 있는 기부금 총액은 190억달러로 에콰도르의 국내총생산(GDP)이나 국제적인 햄버거 체인인 맥도널드의 유형자산보다 많다.
이는 미국에서 두번째로 기부금이 많은 예일대(100억달러)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것.
재임 10년 만에 이달 말 퇴임하는 닐 루덴스타인 총장은 재임 중 2건의 토지 구입에 3억1800만달러, 래드클리프대와의 합병비용으로 1억5000만달러를 쓴 것 등을 제외하곤 거의 기부금 금고를 열지 않았다.
다른 대학들은 캠퍼스 신축, 학비감면 등에 기부금을 쓰고 있다. 하버드대에선 위성이나 온라인을 통한 수업 또는 학비감면 등을 위해 기부금을 사용하자고 학생들이나 교수들이 제안하면 학교당국은 “돈이 너무 많이 들어 곤란하다”고 답변한다.
기부금을 쌓아놓고도 사용하지 않는데 대해 하버드대측은 “기부금 사용에 제약이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뉴욕타임스는 제약의 상당부분은 기부자가 아닌 대학측에서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버드대는 4월 일부 직원들에게 최저임금인 시간당 10.25달러를 지급하지 않아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 3주간 농성을 벌이는 사태가 발생했을 정도로 평소에도 지출에 인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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