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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부·기업·개인 빚 사상 첫 1000조 넘어

입력 | 2001-06-25 18:30:00


기업과 개인 및 정부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빚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기업 개인 정부 등 비금융부문의 부채(감가상각 충당금 등 비금융성 부채 제외)는 1027조9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3% 늘었다. 이는 지난해 1·4분기(956조8000억원)보다 한 해 동안 71조1000억원(7.43%)이 늘어난 것.

이중 기업의 금융부채는 모두 640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4% 늘었으며 개인부문 역시 3.0%가 증가한 30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공적자금으로 쓰인 예금보험공사채 등은 포함되지 않은 정부의 금융부채 역시 3.3% 늘었다.

특히 빚이 소득에서 얼마만큼 차지하는지를 나타내는 비금융부문 부채를 명목 국민총소득(GNI)으로 나눈 값은 지난해 말 1.93에서 1.97로 증가세로 반전했다. 96년 말 1.77에 불과했던 이 값은 외환위기 때 2.04(97년), 2.08(98년)로 각각 높아졌다가 99년 1.94, 2000년 1.93으로 2년 동안 내림세를 보여왔다. 소득의 2배 이상이 빚인 상태에서 그동안 조금씩 격차를 줄여오다 올해 또다시 벌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말 미국 1.8, 일본 3.4와 비교할 때 절대적으로 큰 값이라고 보기는 곤란하다”며 “올 들어 저금리로 인해 돈을 빌리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던 데다 기업자금 수요와 명절이 많은 계절적 여건으로 부채가 늘었다”고 밝혔다.

한편 회사채신속인수 등으로 자금조달여건이 좋아져 기업이 1·4분기중 18조4000억원이나 조달해 전 분기(3조원)보다 크게 늘어났다. 반면 기업이 실물투자가 아닌 금융자산에 투자한 자금이 7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2조원)보다 크게 늘어나 향후 자금사정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