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록 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의 5집 ‘기억상실증 환자(Amnesiac,EMI)’가 발매 첫 주 만에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 2위(6월23일자)에 오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993년 데뷔앨범 ‘파블로 허니’에 수록된 록 발라드곡 ‘크립(Creep)’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들의 신작은 지난해 10월 발매한 ‘키드 A’의 연장선상에 있다. 전자 사운드와 기타, 피아노 연주 등을 ‘혼성교배’한 것이 그렇다.
라디오헤드는 90년대 히트곡인 ‘크립’이나 ‘엑시트 뮤직(Exit Music)’같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 대신 난해한 전자음과 보컬 톰 요크의 시를 읊는 듯한 목소리를 결합해 ‘스산함의 극치’를 들려준다.
‘팩트 라이크 사드니스 인 어 크러시드 틴 박스(Packt Like Sardines In A Crushd Tin Box)’가 반복되는 비트와 전자음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면 ‘피라미드 송(Pyramid Song)’은 톰의 흐느끼는 듯한 보컬이 호소력 있게 전해진다.
어쿠스틱 기타의 여백있는 연주가 편안한 ‘유 앤 후즈 아미?(You And Whose Army?)’, 규칙적으로 진행된 드럼 비트가 심장 박동처럼 느껴지는 ‘아이 마이트 비 롱(I Might Be Wrong)’, “굴뚝을 통해 울부짖는 나를 보내달라”고 절규하는 ‘모닝 벨(Morning Bell)’ 등 총 11곡을 수록했다.
‘Amnesiac’은 물질만능주의를 비웃는 노랫말과 한없이 구슬픈 선율이 ‘부조화의 조화’를 이룬다. 실험정신으로 본다면 라디오 헤드를 ‘제2의 비틀스’로 평해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beetlez@donga.com
♬ 노래듣기
- Packt Like Sardines In A Crushd Tin Box
- Pyramid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