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몸싸움'
반(反)세계화 시위대 8천여명이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시위를 벌이다 진압경찰과 충돌, 적어도 32명이 부상하고 19명이 체포됐다.
취소된 세계은행 회의 개최일에 맞춰 벌어진 이날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마스크를 쓴 일부 시위대가 바르셀로나 시내 관통도로주변의 금융기관과 버거킹, 스와치 등 다국적 기업 체인점에 돌을 던져 창문을 깨뜨리고 경찰의 거친 진압으로 순식간에 폭력양상으로 치달았다.
경찰은 일부 남녀 시위대가 자신들을 조롱하자 카탈루냐 광장에서 연설을 듣고반세계화 슬로건을 외치던 어린이가 포함된 수천명의 시위대를 방패와 곤봉을 앞세우고 공포탄까지 발사, 해산에 돌입해 아수라장이 됐다.
자신을 욜란다라고 밝힌 한 여성은 "우리는 팔을 높이 치켜들고 '평화, 평화'를외쳤지만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한 대변인인 아다 골라우는 "경찰이 싸움을 촉발시켰으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호르디 페드레트 스페인의회 사회당 의원도 경찰 비밀요원들이 돌을 던진 뒤 시위대를 체포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히고 "이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골라우 대변인은 또 많은 목격자가 있고 경찰의 과잉ㆍ폭력진압 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세르 베치아나 바르셀로나시의회 의원도 경찰은 "신자유주의에 의문을 갖는이들을 범죄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고 경찰 진압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을 약속했다.
시위대들은 파세이그 데 그라시아가(街)를 따라 올라가다 카탈루냐광장에 집결,세계화에 반대하는 군중집회를 개최했다.
시위군중속에는 일부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며 이들은 귀에 이어폰을 꽂고 여행자배낭을 맨채로 몽둥이까지 소지했으나 경찰 대열 앞을 자유롭게 지나다닐 수 있었다. 이들은 이때문에 경찰 요원이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평화롭게 진행되던 군중집회는 한 남자가 다른 시위참가자를 잡아채 땅에 넘어뜨리면서 시작됐으며 발길질 등이 시작됐다.
한 취재기자는 마스크를 한 부류중 1명에게 경찰이 아니냐고 물었는데 그는 처음에는 "그렇다"고 대답한 뒤 이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스페인 국영TV는 시위진압과정에서 19명이 체포됐다고 전했으며 EFE통신은 32명이 부상,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고 병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세계은행 회의는 폭력시위를 우려해 지난 주말 취소됐다.
[바르셀로나=AP·dpa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