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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운전중 휴대전화 '걸면 걸린다'

입력 | 2001-06-25 18:37:00


경찰은 30일부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행위를 단속한다. 그러나 관련 규정과 단속지침이 모호해 운전자들과의 마찰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단속법 및 지침〓개정된 도로교통법(제48조 1항 ‘운전자 준수사항’)은 ‘운전자는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자동차가 정지하고 있는 경우, 긴급전화를 거는 경우, 범죄신고 등에 사용하는 경우,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장치(핸즈프리)를 한 경우 등은 예외로 규정해 놓았다.

경찰청은 이 규정을 근거로 구체적인 단속지침을 마련 중이다.

경찰청 교통안전과는 25일 도교법상의 ‘운전 중’은 ‘자동차의 바퀴가 구르고 있을 때’로 한정되며 운전 중 휴대전화의 일부나 전체를 손으로 다루는 행위는 단속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지신호 때나 차량정체시를 제외하고 운전 중 휴대전화기의 버튼을 누르는 행위나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하는 통화, 핸즈프리나 이어폰의 마이크를 손으로 잡는 행위 등은 모두 단속대상이다.

경찰청은 일단 30일부터 7월 말까지 홍보 계도기간을 거치며 의견을 수렴, 세부적 단속지침을 정한 뒤 8월1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위반시 범칙금은 승용차 6만원, 승합차 7만원이고 벌점은 공통적으로 15점이 부과된다.

▽문제점〓운전 중 핸즈프리를 사용하기 위해 단축버튼 하나를 눌렀을 경우 등도 단속대상에 넣는다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축버튼을 누르는 것을 단속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여러 개의 버튼을 눌러놓고 잡아떼면 증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의 단속지침에 대해 운전자들은 벌써부터 적지않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회사원 강만기(姜萬基·33)씨는 “휴대전화에 손만 대도 단속된다면 오디오를 조작하는 행동이나 소형TV를 보는 행동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다”며 “이어폰을 입에 가까이 하기 위해 손으로 잡는 것까지 단속하면 건수 올리기밖에 더 되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 최모씨(28)는 “규정대로라면 신호대기 중에 통화를 하다가 다시 진행을 시작하면 바로 전화를 끊거나 갓길로 차를 세워야 한다”며 “오히려 차선을 변경하려다가 사고를 내거나 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