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5일 기존의 총재단회의와 성명 언론장악저지특위 등을 통해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한 배후조종설을 제기하면서 국정조사 실시를 거듭 촉구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총재단회의에서 "이번 (언론사) 세무사찰은 명백한 정치적 공격"이라며 "탈세와 사주개인 비리만 부각돼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대변하는 언론자유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또 "언론과 정권이 밀월관계일 때는 일절 불문에 붙이다가 언론을 통해 정권의 실정이 구체적으로 보도되고 민심이 떠나가니까 법의 이름으로 가장한 세무사찰을 실시했다"며 "법은 정의의 실천이고 정의는 형평성인데, 이번 조사과정에서 기업과 언론 간의 형평성이나 언론사 간의 형평성이 있었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 침해에 대한 염려 등 국가적 손실에 대해 우리 당이 중점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여권의 언론장악 행태가 언론장악문건 시나리오대로 돼가고 있다"며 "청와대 국세청 공정위 검찰이 일관된 행보를 취할 수 있는 것과 관련해 총괄 조정하는 배후기관이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병렬(崔秉烈) 부총재 등은 "언론자유 침해 등 본질문제는 죽고, 언론의 탈세와 비리 부분만 부각돼 언론이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나라당은 언론사 세무조사, 공정위 조사 등 일련의 조치를 언론압살 시도 로 규정하고, 이날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당 언론장악저지특위를 확대 개편해 '언론압살의혹 규명을 위한 진상조사 특위'를 구성하고 언론사 세무조사 등 정부의 언론탄압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총재단회의 직후 기자브리핑을 통해 "언론사의 탈세와 사주 비리 문제는 야당이 옹호할 문제는 아니지만, 청와대 내외부 등 언론문건을 만들고 언론 세무사찰을 실행한 일련의 세력들에 대한 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별도 성명을 통해 "이 정권이 오직 정권재창출과 레임덕 방지를 위해 합법을 가장해 언론을 길들이기하고 있다"며 "문제의 핵심은 이 정권이 99년과 올해 두 차례나 들통난 언론장악문건 그대로 언론압살을 기도했는가, 또 그 배후는 누구냐 하는 것과 언론사 길들이기의 적법성 및 그 내용의 타당성에 대한 검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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