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국(22·두산)을 아시나요?
무명의 송원국이 입단 4년 만에 맞은 데뷔 첫 타석에서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프로야구 사상 가장 화끈한 데뷔전을 치렀다.
송원국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 6-6으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강봉규의 대타로 나가 상대투수 김원형의 초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을 넘기는 105m짜리 아치를 그렸다.
프로야구 20년 만의 첫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이자 데뷔 첫 타석에서 만루홈런을 친 것도 송원국이 처음. 첫 타석 홈런은 98년 4월11일 롯데 조경환(삼성전)에 이은 두번째.
광주일고 시절 대형 내야수로 기대를 모았던 송원국은 98년 계약금 1억8000만원을 받고 두산(당시 OB)에 입단했지만 2군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입단 직후인 98년 2월 공을 던지다가 오른팔 팔꿈치를 다쳐 수술을 받았고 이후 재활에만 매달렸다. 2군 경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도 올해가 처음. 재활기간 동안 몸무게가 10㎏이나 줄었지만 지금도 1m83, 85㎏의 당당한 체구를 갖고 있다.
이날 대타 출전의 행운을 잡게 된 것은 왼쪽 발목 부상중인 김동주를 빼고 투수를 한명 더 올릴까 고심하던 김인식 감독이 최근 2군에서 타격감각이 좋다는 보고를 받은 우투좌타의 송원국을 엔트리에 올리면서부터. 이천구장에서 2군 훈련 후 구단버스 안에서 자고 있던 송원국은 경기 시작을 불과 2시간반 남겨둔 오후 4시에 1군행 통보를 받고 부랴부랴 잠실로 달려와 ‘사고’를 쳤다. 송원국은 “4년 만에 처음 1군무대에 올라와서 의미 있는 홈런을 쳤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면서도 “이제 시작이다. 지켜봐 달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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