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하(19·대한항공)가 한국여자탁구의 차세대 스타로 힘찬 첫발을 내디뎠다.
김경하는 23일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47회 전국남녀 종별탁구 선수권대회 여자 일반부 개인 단식에서 정선용(현대백화점)을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비록 간판 스타인 유지혜(삼성생명) 김무교(대한항공)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기는 했지만 이은실(삼성생명) 석은미(현대백화점) 등 전 현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두 참가한 대회로 김경하의 우승은 의미가 크다.
김경하가 성인 무대에서 정상에 서는 데는 아버지 김광진씨(46)의 정성이 큰 몫을 했다. 김광진씨는 지난해 시드니장애인올림픽 탁구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 88년 서울 장애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지체장애를 극복하고 ‘장애인 탁구선수’로 세계 정상에 오른 김씨는 자신이 탁구에 쏟았던 정열을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줬다. 아들 봉근(20·인하대)과 딸 경하가 모두 탁구 선수로 훌륭하게 커준 것.
부산 동광초등학교 3학년때 탁구를 시작한 김경하는 타고난 재질로 어린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고 이후 서울로 와 ‘탁구 명문’ 명지여중고를 거치며 각종 전국 대회를 휩쓰는 성과를 보였다.
대한항공 탁구단의 강희찬 코치는 “김경하의 승부 근성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 같다”며 “체력만 보완하면 유망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손 펜홀더 스타일인 김경하는 다음달 초 미국 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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