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쌍용화재의 주식 처분 배경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특히 인수자인 PCI인베스텍의 실체가 불분명한 데다 지분매각을 채권단과 협의 없이 김석원 회장이 개인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25일 금감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PCI인베스텍은 22일 쌍용양회로부터 쌍용화재 지분 11.1%를 인수했다. 이 지분은 김 회장이 지난달 초 쌍용양회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무상 증여한 것. 쌍용양회는 22일 종가 5390원이었던 주식을 1만원에 PCI인베스텍에 넘겼다.
금감원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주식을 처분했다는 쌍용양회의 공시 내용과는 달리 쌍용화재가 부실화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대주주가 져야할 경제적 책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김 회장이 미리 주식을 처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특히 금감원은 주식을 인수한 PCI인베스텍이 미국계 자본으로 설립된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쌍용양회의 대리인일 수도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한편 삼애인더스는 최근 장내외에서 쌍용화재 지분 8.95%를 확보해 지분 17%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떠올랐다. 피혁 원단 수출업체인 삼애인더스는 대한 국제 리젠트 등 3개 부실 손보사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서를 금감원에 낸 15개 업체 중 하나다.삼애인더스측은 “PCI인베스텍과는 관계없이 쌍용화재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며 “부실 손보사를 인수할 경우 본격적으로 보험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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