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총기 난사 사건으로 매년 많은 청소년이 숨지고 있는 미국에서 피구가 학생들의 폭력성을 부추긴다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피구는 편을 가른 학생들이 상대편 코트에 있는 학생들에게 공을 던져 끝까지 공에 맞지 않은 학생이 남는 편이 이기는 경기.
일부에서는 사람을 표적으로 삼는 피구경기가 상대편 학생을 맞히기 위해 가능하면 세게 공을 던지도록 함으로써 무의식적으로 학생들에게 폭력성을 키워 준다며 교내 체육시간에 피구경기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부 코네티컷주립대의 닐 윌리엄스 체육교육학 과장은 “피구는 약한 학생을 골라 집중적으로 공격을 하도록 부추기는 경기”라며 “운동신경이 느린 어린이는 집단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피구 금지를 옹호하고 있다. 실제로 뉴욕주 등 8개 주의 일부 학교가 체육시간에 피구경기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내렸으며 메릴랜드주 세실카운티는 카운티 내 모든 학교에서 피구를 금지시켰다.
그러나 피구경기는 기름진 음식을 먹고 컴퓨터게임에만 몰두하는 어린이들이 집밖으로 나와 체육 활동을 즐기도록 유인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미주리대 데니스 도체프 체육학과 교수는 “학교에서 살상사건이 일어나다 보니 특별한 해가 없는 일에 대해서조차 학교 당국이 과민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