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A씨는 얼마전 시력을 높이기 위해 ‘라식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병원에선 “수술 후 3개월간 주기적인 관리를 하지 않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신혼살림 준비로 바쁜 A씨가 과연 복잡한 정기검진 일정을 다 챙길 수 있을까? 병원에선 “걱정말라”며 해결책을 내놓았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필요한 사항을 그때그때 보내주겠다는 것. 시험삼아 받아본 메시지엔 정기검진일과 예약결과, 주의사항 등 필요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었다.
SMS(Short Message Service)가 각광을 받고 있다. SMS란 글자 그대로 휴대전화 가입자들이 짧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서비스. 우리말로는 ‘단문 메시지 서비스’란 용어를 쓴다. 현재 국내 SMS 이용자는 900만명에 이른다.
SMS는 원래 ‘휴대전화용 간이 e메일 서비스’로 출발했다. 초기엔 음성통화보다 저렴한 요금을 기반으로 주로 청소년들 사이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쓰였다. 그러던 것이 점차 마케팅과 고객관리 수단으로 쓰임새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SMS를 이용해본 업체 관계자들은 “전화마케팅에 비해 시간과 비용면에서 효과가 엄청나게 크다”고 입을 모은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전화를 거는 방식은 1인당 하루 500건이 한계. 그러나 SMS를 이용하면 10만건의 메시지를 20분 이내에 보낼 수 있다. 또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조회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해까지 SMS는 인터넷쇼핑몰과 택배회사 등에서 물품배송 사실을 알려주는 정도의 간단한 서비스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올들어 SMS의 활용분야는 생일축하 메시지 전송 등의 회원관리, 쇼핑몰운영, 상품광고, 각종 정보제공 등으로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신용금고 등 금융권이 SMS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사채업자 단속으로 대출수요가 신용금고로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SMS를 도입한 신용금고는 골드, 한솔, 현대스위스 등 20여개에 이른다. 신용금고 업계는 SMS를 주로 대출신청에 대한 심사결과 통보나 연체대금 회수 등에 쓰고 있다.
이밖에 제일화재 등 보험업계에서도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보상처리 진행상황과 보험금 지금액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주고 있다. 팍스넷(www.paxnet.co.kr)은 주식미매시점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기 위해 SMS를 사용하는 업체도 많다.
최근 대중화되는 기술로는 양방향문자메시지(설문 응답과 집계가 가능한 서비스)와 WAP-PUSH(클릭과 동시에 무선인터넷에 접속) 등이 있다. 델쿼스(www.mbizon.com)와 P&P리서치(www.pandp.co.kr)는 최근 모바일 설문조사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 SMS로 설문조사 자료를 보내 ‘참여’ 버튼을 누르면 700서비스나 무선인터넷으로 연결된다.
재미있는 것은 정치권도 SMS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민주당 최고의원 경선을 앞두고 정동영, 김민석 등 예비후보들은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디지털 선거운동’에 열을 올렸다. e메일을 가진 대의원은 전체의 10%에 불과하지만 휴대전화 가입자는 90% 이상이기 때문이었다.
한편 SMS의 인기가 높아짐과 동시에 시장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SMS를 통해 8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1.4분기 매출은 270억원을 넘어섰다. KTF와 LG텔러콤도 지난해 각각 580억원과 240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 50% 가량의 매출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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