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색다르네요. 어리둥절했어요. 하지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26일 개막한 한국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에 첫선을 보인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 선수들은 이날 경기를 한 뒤 이구동성으로 이같이 말하며 혀를 내둘렀다.
당초 미국 등 농구의 본고장에서 활약한 이들이 한국무대에 서면 당장 ‘본토 실력’을 뽐내며 국내 선수들을 압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큰 키와 체격만 믿고 국내 첫 무대에 선 외국인선수들은 상당히 당황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바로 국내 여자농구의 플레이 패턴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 한국보다 수준이 높다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만 해도 각 팀들이 경기에 활용하는 플레이 패턴이라야 1, 2개에 그치거나 아예 없이 대부분 선수들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플레이 일색. 이에 비해 국내 각 구단들은 대부분 팀당 7, 8개의 패턴을 미리 연습한 뒤 톱니바퀴처럼 정확한 조직농구를 구사하고 있고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패스나 슛의 정확도는 세계 정상급 수준이다.
이날도 국내 선수들은 팀별로 꽉 짜여진 패턴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플레이를 하는데 이들 외국인 선수들은 미처 따라가지 못해 허둥대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삼성생명 서동철 코치는 “단기간에 적응하기에는 국내 농구 풍토가 워낙 독특해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선수와 손발을 맞추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달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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